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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얘기 1 (어느 형제의 이야기) 작성일 : 깍두기40 / 작성일 : 2018-02-17 / 조회수 : 1126 ♥ 좋아요 : 2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땐 TV가 없었기에 긴 겨울 밤이 매우 심심했다. 제일 기다려 졌던 것은 것은 어른들이 해 주시던 옛날 얘기다. 할머니께선 가끔은 지어내신 이야기도 해 주셨는데 재미가 꿀맛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통해 전해 오던 할머니의 따뜻한 체온과 거기에 담긴 교훈이었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요즘은 가족들이 모이는 기회가 적고 모여도 대부분의 시간을 TV나 보며 보낸다. 같이 앉아 TV를 보더라도 각자 낄낄거리거나 딴 생각을 한다. 요즘 아이들에겐 할아버지의 옛날 얘기가 관심도 재미도 없겠지만 그래도 옛날 얘기 한 두 개는 제대로 해 줄 수 있어야 할텐데..... ....... 답답하다. ♡♡♡♡♡♡♡♡♡♡♡♡♡♡♡ 옛날 옛적에 아주 별난 쌍둥이 형제가 살고 있었단다. 하나는 남의 밭을 붙여 먹는 소작농이고 다른 하나는 산속에 불을 질러 밭을 일구는 화전민인데 둘이 칠십 평생을 재산 싸움으로 형제지간이 원수지간으로 되었다. 소작농은 꾀가 많고 돈벌이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터라 지주 밑이라도 먹고 살 만은 하니 훗날에 큰 화근이 될 줄도 모르고 웬수 같은 이웃 족발집 하녀와 결혼을 하고 형제인 화전민더러는 가난뱅이 건달이라 무시한다. 화전민은 성격이 급하고 가진 거라곤 깡다구 뿐이라 곧 죽어도 남의 종노릇은 안 한다고 큰소리 치고 소작농에게 쓸개 빠진 종놈이라고 욕을 하며 서로 물고 뜯는다. 싸움의 시작은 그들이 오래 전에 이웃에 사는 족발집 도둑놈에게 빼앗겼던 부모의 재산을 요행히 반환 받게 되어 거지신세를 면하게 되면서 부터이다. 서로 형인 자기가 장자 상속 받아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내가 먼저 세상에 나왔으니 내가 형이다." "아니다. 의학적으로 내가 먼저 엄마 뱃속에 착상되었으니 내가 형이다." 말다툼이 주먹다짐이 되고 둘이 죽기 살기로 싸우자 마을 사람들도 편을 갈라 가세하여 패싸움이 커진다. 오랜 격투 끝에 겨우 손바닥 만한 땅뙈기 절반 씩 차지했으나 집안 식구들은 절반이 죽거나 다쳤다. 그 와중에 족발집은 매상을 크게 올려 횡재를 하였는 데 피투성이가 된 두 형제 사이에는 높은 담벽이 쌓이고 접촉이 차단돼도 형제는 서로 자기가 동강 난 그 재산을 몽땅 다 상속 받아야 한다고 계속 으르렁 거리니 또 언제 치고 받고 싸우게 될지 불안하다. 주로 평지를 차지한 소작농은 지난 번 싸움 때 신세를 진 지주 영감에게 매달려 보호비를 더 낼테니 계속 자기 집에 머물며 대신 싸워 달라고 애걸하고 애들을 지주네로 피신시킨다. 그렇지 않아도 자기 나와바리를 지켜야 하는 지주는 소작농의 호구 짓에 옳다구나 하고 하인들을 영구주둔시킨다. 산비탈 땅 밖에 못 가진 화전민은 집안 싸움에 치사하게 남을 불러 들인다고 화를 내며 화전에 소출이 적어 배를 곯면서도 온 식구를 욱박질러 격투기 훈련을 시킨다. 부엌칼 곡괭이만으로는 덩치 큰 지주한테 맞서기에 역부족인지라 자기 집에서 수제 엽총까지 만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총알이 웃 마을 지주네 안방까지 나갈 만 하다고 의기양양하다. 지주는 그냥 놔 뒀다간 큰 일 난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화전민이 계속 까불면 몰살 시켜 버린다고 기관총을 설치하여 위협을 하며 동네 사람들에게는 그 집에 통행을 금지시키고 으름장을 놓는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반인류적인 중대한 도발이다. 먹을 것도 없는 가난뱅이 놈이 소작이나 얌전히 붙여서 식구들 먹여 살릴 궁리나 하지 주제 넘게 총기류 제조및 소지와 같은 불법 행위를 일삼고 있으니 지구상에서 없애 버려야 한다. 누구든지 화전민을 도와 주는 놈은 가만두지 않겠다." 화전민이 대꾸한다. "어이 깡패 나리, 왜? 뭣 땀시? 니는 되고 나는 안 되는겨? 그리고 니가 나를 안 건드린다면 미쳤다고 엽총을 맹글겠냐? 덩치 크다고 남의 동네에 와서 겁 주지 말고 우리 형제끼리 해결하게 냅 둬." 지주는 가소롭다고 소리를 지른다. "택도 없는 소리 하덜 말고 무조건 엽총부터 내다 버려라. 우린 몰라두 니네 같은 화전민들은 위험한 무기를 가지면 안 되게 되어 있다구. 그리고 분명히 경고 하는데 너희 형제 둘이 내 허락없이 대화하고 적당히 타협해서 재산을 나눠 갖고 쎄쎄쎄 했다간 알지? 니들이 계속 치고 받고 죽어라 하고 싸워야 우리 같은 지주들이 먹고 사는 줄 모르냐? 이 머저리들아." 손자가 묻는다. "그래서요?" "......................"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구요?" "그래서 음....... 저....... 뭐냐하면....... 지주한테 코를 꿴 걸 알아 차린 형제가..... 달밤에..... 곡식을 ..... 몰래.... 짊어지고 가다가 ....... 우연히 얼음판에서.... 서로 만나서...... 돌아가신 부모님께 부끄러운 생각에 ...... 부둥켜 안고 울다가 ...... 형제는 용감하였다. 월하의 맹세........를 하고 ...... 집에 돌아 와 보니 마누라가 문깐에서 ' 왜 가난뱅이 건달한테 퍼 주고 돌아 다녀 ? 길에 나 앉구 싶어 환장했어? 지주영감 눈밖에 나면 어쩔라구 ? 그러지 않아도 소작료 올리겠다는데 ...' 하며 바가지를 긁어대서 그래서....... 그래가지구...... 저...... 그러니까...... 음....... "할아버지 어디 아프세요? 그래서요? 이혼했나요?" "아니...... 글쎄..... 그래서 ....... 계속....... 부부싸움하다가........ 그러다가 ........... 그러다가 ..... 죽었대." "네? 참 어처구니가 없네요. 왜 그러구들 살았을까요? 지어낸 얘기지요?" " 물론이지 ! "

고승희(121.134.152.53) 2018-02-19 17:11:01

오랫만에 홈 페이지에 들어 와 보니 깍형 얘기가 흥미 있는데. . .
읽다보니 요즘 세상 돌아가는 얘기 쓰는 시사 평론가가 되어 계시구만^^
암튼 재밋게 읽었네.자주 좋은 글 올려 주슈^*^

깍두기(211.226.191.25) 2018-02-19 17:38:37

네. 관심을 가져 주어 감사합니다.
설 잘 쇠셨습니까?
평론을 할 입장은 아닌 것 같고
우리들의 문제 (나만의 문제인지도 모르겠어두.....)에 대하여
시간과 공간을 좀 떨어져서 바라 보려고 했는데........
답이 잘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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