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책을 써낸 이경태에게 찬사를 보낸다.  저서 제목만 보고 무슨 사상적인 책이 아닌가 했는데 내용은 실용적인 것이라 안심?이 된다.

내가 중학생 때 보성고 다니던 4살 위 형은 뻐스값 아껴서 거의 매달 책 1~2권씩 샀고 학원은 물론 새벽, 사상계 같은 잡지?도 방구석에 굴러 다녔다. 나는 형과 달리 만화세계 신년호 (신연호가 아님) 를 고대하던 호기심 많은 어린이였는데 국교 5년 이후 가세가 기울면서 만화방 자금이 딸리어 형이 사논 문학지나 소설을 만화 대신 읽기 시작했다. 그 때 형이 사논 ‘광장(廣場)’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내가 아직 기억하는 것은 ‘광장의 주인공이 중립국으로 떠나다 자살했다’는 것이다. 그 밖의 내용은 당시 내 수준에 어려워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2018년 7월 23일 ‘광장’ 의 작가 최인훈이 대장암 투병 중 별세하였다고 한다. 이 소식은 그날 ‘노회찬 의원 투신자살’이라는 대문짝만한 뉴스에 밀려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광장은 전후 문학사에 가장 기념비적인 소설이라고 평가 받는다고 한다. 

하여튼 중1 이후 갑자기 쪼들리며 살게 된 나는 ‘착한 기술 하나 있으면 밥은 안 굶는다’는 아버지 말씀을 따라 공대에 진학하여 이후 공돌이로서 밥 안 굶는 생활은 하게 되었다. 공대나 상대에 진학한 우리 동기들은 대부분 뜬 구름 잡는 생활은 안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순수 인문사회학?을 전공한 동기들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다만 공돌이 수준에서 폄하했다면 할말은 없다.  

형은 나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여 철학과에 입학, 6개월 다니다 그만두고 재수하여 사회학과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지금 중립국 스위스 독어권에 사는 퇴물? 사회학자이다.

이경태 동기의 책은 우선 인터넷에서 소개하는 부분만 보았다만 대충 공감이 온다. 검색하다가 ‘제3의길’ 이라는 사이트에서 ‘태’자 돌림?의 KAIST 이병태 교수의 글을 발견하여 첨부 문서로 올리려다가 아래에 그냥 올려본다.

-좌,우파 싸움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병태 (KAIST 교수)

-자유주의 가치를 잊은 우파는 좌파와 똑같은 국가주의, 전체주의로 흐른다. 극우와 극좌는 만난다

-자유의 적이 좌파인가. 좌파일 자유도 인정하는 것이 우파 가치관. 진짜 싸움은 국가주의와의 싸움

-우파가 인기 없는 주원인은 구습과 결별, 자유주의적 사상으로 무장된 모습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1936년에 세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국가 사회주의, 국제 사회주의,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 2018년에 우리는 그 때와 유사한 환경에 처했다. … 왜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첫째, 우리 학자들이 대중들에게 과거와 지금 남아있는 모든 형태의 공산주의가 얼마나 악한지 확실히 알려주지 못했다. …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다. 바로 그 정부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2억 명이 넘게 죽였다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학살이었다. 공포는 킬링 필드, 유대인 강제 수용소, 굴라크 (소련 정치범 수용소)를 장악했다. …

 둘째, 사람들은 소련의 굴라크나 심지어 베를린 장벽의 일들도 알지 못한 채 성장했다. …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좌파들의 낡아빠진 선동에 넘어간다. 진짜 공산주의는 시도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브래들리 버저Bradley Birzer-

어느 나라나 보수와 좌파의 정치적 대립은 치열하다. 좌파와 우파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는 평등과 자유라는 말로 흔히 표현한다. 그런데 이 두 언어는 다 긍정적인 말들이다. 그것은 본질을 꿰뚫고 있는 말이 아니다.

기계적 평등은 필연적으로 국가의 폭력에 의존한다. 남의 재산을 빼앗고 남의 경제적 자유를 제약하고서야 평등이 실현된다.

자유주의 우파가 지향하는 것은 국가라는 관료주의보다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가 우월하다는 믿음이다. 자유주의 가치를 잊은 우파는 좌파와 똑같은 국가주의, 전체주의로 흐르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래서 인류 역사에서 극우와 극좌는 만난다.

남의 자유와 재산권의 침해가 바로 ‘지대추구 (rent-seeking)’ 이고 기득권이고 공권력의 폭력이다. 이런 국가적 폭력을 키우는 것은 광신도들이다. 광신도들의 주요한 동)기는 증오다.

전체주의로 가는 길목이 인기영합이다. 정치권이 포퓰리즘에 빠지면 국가에 의존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그들은 갈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이 원리가 그리스나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가 국가가 가난해지고 재정이 파탄되어도 헤어나지 못하는 근본 이유다.

자유의 적은 좌파가 아니다. 좌파일 자유도 인정하는 것이 우파의 가치관이다. 문제는 국가를 키우는 즉시 우리의 삶은 공권력에 의해 끊임없이 제약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좌우 모두 ‘국가주의’ 망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국가가 모든 문제의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무소불위의 국가주의의 나라가 되고 있다.

세월호라는 교통사고로 대통령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이유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국가주의’ 신앙때문에 가능하다. 나랏님이 전지전능하게 통치하거나, 적어도 ‘짐이 부덕한 탓’이라고 겸손한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성리학적 세계관이 우리를 지금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은 국가의 권력을 제약하려고 만든 것이 본질이다. 그런데 우리는 헌법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제약하면서까지 나를 ‘보호’해주는 수호천사로 인식한다.

남의 자유와 재산권의 침해가 바로 ‘지대추구’이고 기득권이고 공권력의 폭력이다. 이런 국가적 폭력을 키우는 것은 광신도들이다. 광신도들의 주요한 동기는 증오다.

주류가 소수에 대한 증오를 정당화하는 것이 광신도들의 행동이다. 나찌는 유대교에 대한 증오를 먹고 자랐다. 내가 바이러스 사태에서 본 것은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의 신천지에 대한 증오다.

마르크스주의, 좌파는 부자들과 고소득층의 증오를 먹고 자란다. 모든 사회주의의 사회적 원동력도 바로 이 증오다. 아래 글에는 자유주의에서 전제주의로 가는 두 가지 길을 보여준다. 하나는 사회주의의 길이다.

민주주의가 타락해서 민주 사회주의로 가고, 그것은 사회주의로 간다. 그리고 공산주의라는 전체주의를 수용한다.

우파의 타락의 길은 포퓰리즘이다. 그 포퓰리즘이 권위주의 정부와 결합하면 나찌와 같은 전체주의 성격을 띤다.

우파가 명분에 밀리고, 젊은 층에 인기가 없는 것은 과거 권위주의, 특히 군사 정부의 전체주의적 통치와 결별하고 자유주의적 사상으로 무장된 본질적인 우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주요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승만, 박정희 정부의 공을 부정할 수도, 부정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고 권위적인 정부의 구습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법을 통해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든, 공권력으로 억압하든 본질은 국가주의, 공권력의 횡포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전체주의, 독재의 토양은 집단주의 의식이다. 반일종족주의는 대표적인 국수주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집단주의이고증오를 기반으로 한다. 좌파 국가주의, 집단주의는 일본이 영원히 증오의 대상으로 남아야 한다. 그들은 재벌(대기업)도 영원히 증오의 대상으로 남아야 한다.

우파가 자칫 북한이 영원히 증오의 대상으로 남아야 하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오류와 동일하다. 이 모든 선명한 증오는 결국 집단주의에 우리를 빠져들게 한다.

자유주의 인식의 혁명, 그것 없이는 젊은이들에게 매력 있는 우파 정권도, 우리나라의 미래도, 개인이 집단에게 굴복하고 개성이 말살되는 불행한 나라에서의 탈출도 불가능하다.

진짜 싸움은 국가주의와의 싸움이다. 우리는 국가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우리를 위해 국가(정부)가 존재한다.

이상 이병태 교수의 글이다.

어제 미국 부통령 Pence가 재선에 실패한 Trump지지 폭도들의 워싱톤 의사당 난동을 꾸짖는 “Violence never wins. Freedom wins.”라고 한 말을 다 같이 새겨 들어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