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지음>에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문제가 소개되어 있다. 단지 숫자를 좀 바꾸었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내용이다. 

어떤 사람이 보트를 타고 강의 상류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본다. 강물의 속도는 시속 5 km 흐르고 있고 물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 보트의 속도는 강물의 속도보다 3km 빠르다. 그런데 보트를 타고 가다가 30분 후 출발지에서 모자를 강물 위에 떨어트리고 온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람이 그 때부터 강물의 하류로 배를 돌린다면 몇 시간 후에 모자를 다시 집을 수 있을까?

문제 풀이 방법 1)

보트가 방향을 바꾼 후 x시간 후에 모자에 닿는다고 한다면 다음의 방정식을 세울 수 있다. 즉, 보트는 강의 상류를 향해 상대 속도 시속 3 km로 가게 되므로 30분 후 보트는 출발지로부터 상류로 1.5 km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동안 모자는 2.5km 하류로 흘러갔으므로 모자는 보트로부터 4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거리와 x시간 동안 강물이 흘러간 거리의 합은 보트가 x시간 동안 하류로 이동한 거리 13x (보트는 상대 속도 시속 13km로 하류로 움직인다)와 같아야 한다. 따라서 4+5x=13x가 되고 이 방정식을 풀면 x= 1/2 즉, 30 분 후면 보트는 모자가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

문제 풀이 2)

흐르는 강물을 달리는 기차라고 생각한다면 물위의 보트는 달리는 기차 위에서 움직이는 사람에 해당한다. 위의 문제는 시속 5 km로 달리는 기차 위의 한 지점에서 어떤 사람이 기차가 달리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시속 3 km로 걸어 가다가 출발할 때 모자를 떨어트린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다시 모자가 있는 출발 지점까지 가서 모자를 집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것과 동일한 문제가 된다. 구태여 방정식을 세우지 않더라도 우리는 경험적으로 이 사람이 30분만 되돌아 걸어가면 원래 모자가 있던 곳에 도착할 것을 안다.

위의 예는 논리적(대수학, 수리)인 사고와 직관적(기하학)인 사고의 차이를 말해 주고 있다. 우리의 생각을 강물과 보트 밖에 있는 고정 좌표에 둔다면 흐르는 강물과 보트는 각각 고정된 좌표 위에서 움직이는 두 개의 독립적인 좌표가 되므로 문제가 비교적 복잡해지고 이를 풀려면 대수학적인 계산(방정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흐르는 강물을 기준으로 하는 좌표계에서 본다면 움직이는 좌표는 보트 하나가 되므로 그 움직임을 계산하기가 간단해 지며 그러한 방식으로 생각한 사람은 문제의 답을 간단히 알아맞히게 된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강물의 속도, 보트의 속도에 관계없이 위 문제에 대한 정답은 항상 30분임을 쉽게 알게 된다.

위의 예는, 선형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 비선형적이고 직관적인 사고의 차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생각의 태동이나 전개 그리고 이해는 이 두 가지 모두에 의존한다. '환상(논리,수학)과 실재(직관, 통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환상 없이는 실재의 명확한 증명과 파악이 불가능하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아인슈타인은 직관을 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