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등학교62회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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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작성일 : 깍두기 / 작성일 : 2021-04-15 / 조회수 : 311 ♥ 좋아요 : 12
나는 18년을 타고 있다. 그 동안 큰 고장이 없었으니 몇년은 더 타도 되겠다. 차가 제 수명을 다하고 폐차 되는 경우를 보기 힘들어서 잘 알지는 못 하지만 요즈음 차의 수명도 날로 늘어 나니 영업용은 10년, 자가용은 30년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내 차는 이제 환갑이구나. 주위에서 차하고 결혼 해서 백년해로 하려느냐며 바꾸라고 한 지도 오래 되었지만 아직 쓸만한데 왜? 쓸만한 게 문제가 아니라 낡았다는 거겠지. 몇년마다 새 차로 바꾸는 사람들에게는 궁상으로 보이나 보다. 늙고 병들어 가는 자기 몸은 바꾸지 못 해도 차라도 새 것으로 바꾸고 싶은가? 주름지고 늘어지고 털 빠지고 기운 없는 몸뚱이를 어떻게 해서라도 100년을 써 보려고 애를 쓰는 것도 언젠가는 추억이 되겠지. 처음엔 20-30년 쓰고 10년에 한 번씩 새 몸으로 바꾸는 날도 오지 않을까? 그렇다 해도 가물가물 오락가락 희미해 지는 정신은 어디가서 무엇으로 바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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