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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 아니오
작성일 : 깍두기 / 작성일 : 2021-06-11 / 조회수 : 190
윤옥 교수, 종민 교수가 언어에 대한 깊이 있는 강의를 해 주어 언어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어 고맙다. 

1. 나는 말을 잘 못하는 편이다. 
글로 쓸 때는 좀 자유로워지기는 하지만 사용하는 어휘는 매우 한정적이다. 
미사여구나 고급스런 단어는 알지도 못 하지만 별로 구미에 당기지 않는다. 
아마도 공부를 하기 싫어했기 때문일 것이다. 

 2. 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다 알지 못 하지만 세상을 살아 나가려면 외국어를 안 할 수 없다. 
나라마다 생활습관이나 사고방식의 차이가 언어에도 녹아 있을 것이다. 
내가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헷갈리던 것이 "네"와 "아니오"다.  
영어에서는 질문하는 사람의 긍정이나 부정에 관계없이 질문 속의 사실 자체의 진위나 그에 대한 긍정/부정으로 대답하는 것이고, 
중국어에서는 질문 내용에 따라 긍정과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제 각 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말로는 "네" 라고 하면 될 것을 
是 그렇다, 好 좋다, 对 맞다, 嗯 동의, 行 OK, 可以 된다, 등으로 
질문에 따라 구분하여 대답을 한다. 
같은 "네"라도 너는 교수냐? "是", 사과 먹을래? "好" 라고 대답할 것을 
바꿔서 하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3. 또한 언어는 습관이라는 데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오는 비속어는 나의 나쁜 습관 때문이겠다. 
얼마전 성묘를 가는데 술과 술잔을 빠뜨리고 가서 시골 구멍가게에 들렀다. 
할머니 대신 가게를 보던 젊은 처녀가 소주 한 병을 내 준다.  
내가 "고뿌도 다섯개 주세요." 했더니 의아하게 쳐다 보며 "고뿌가 뭔가요?" 한다. 
고뿌 모르는 사람도 있네.... "컵이요." 
잔(盞)이 있냐고 물어 볼 껄 그랬나? 

수 천 년 동안 중국을 섬기고 살다가 한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고 나서 이제는 미국을 섬기고 살 수밖에 없는 우리 운명이 
우리말에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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