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활발한 백신 접종으로, 좀 나아지고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크게 변화시켰다. 직접 대면의 극소화로 인한, 이른바 언택트 라이프는 집콕, 집쿡, 확찐자, 산스장, 공스장, 랜선 파티 등의 신조어를 낳았다. 또한, 재택근무, 1:1 쇼핑, 줌 미팅이 일반화 되었고,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가상 세계에서의 만남과 게임, 헬스케어, 업무 협업이나 상업 및 문화활동을 수행하는 소 코뮤니티가 중요한 사회생활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반면, 직접적인 만남과 접촉을 통해 느끼던 훈훈함과 소통의 행복감이 파괴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소위 코로나 블루(Corona Blue) 현상을 불러 왔고, 급기야 젊은이들에게는 연애( 출산)를 포기하는 경향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집단 면역이 성취되어, 코로나가 잠잠해진 뒤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제반 활동의 온라인화 추세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 반경은 줄어들 것이고 그에 따른, 로칼화 (localization)는 가속될 것이다. 공간적,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이 증가할 것이고, 이렇듯, 뉴 노말의 등장은, 우리 삶의 철학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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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지배하는 두 가지 힘은 시간의 흐름과 죽음이다. 이 두 개는 인간이 가진 모든 것을 무자비하게 파괴한다는 면에서 불가항력적이다. 따라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고독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관계 소외층'이 증가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고립감의 극복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얻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고독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서 살다가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인간의 생명이란 본래 공허한 것이다. 공허하다는 것은 곧 허전하다는 뜻이고 사람들이 느끼는 고독의 원천은 바로 이 허전함일 것이다. 고독은 허전함이며 아쉬움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소멸되어 가는 생명의 영역만큼 그 허전함과 애착은 더욱 커진다. 사람이 노년이 될수록 고독감과 우울함이 증가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그 공허함을 어떤 대상으로 채우고 싶은 욕망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그리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인간은 평생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고독과 그리움은 마치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오욕칠정 (五欲七情)은 허전함을 채우려는 생명체인 육신(오관, 눈,코, 귀, 혀, 몸)의 자연 발생적인 몸부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저절로 욕망이 감소되거나 억제할 수는 있지만 이를, 완전히 소멸시키기는 생명력이 희미해 질 때까지도 매우 어렵다. 사람이 감각과 쾌락에 몰입하면 그 열정만큼, 고독감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감각적인 환희는 결국 번뇌와 괴로움을 초래하며, 행복감의 절정은 곧 사라진다. 이에 비해, 정신적인 행복 추구(소확행, 휘게 라이프, 신앙, 깨달음, 삶의 의미, 성취감, 자기완성, 친교, 예술 등)는 행복감(고독을 이기는)의 강도는 덜하지만 그 기간은 길다.

문제는 대부분의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여전히 고독하다고 느끼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하룻밤을 함께 지새어도 여전히 고독을 느끼는 게 인간이다. 인간이 객관적으로 완벽함과 평온함 속에서도 항상 2%의 부족을 느끼며 더 큰 행복을 추구하는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까? 인간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필자의 생각이지만, 그것은 동물들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가진 자유에 대한 가없는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다른 말로, 색다름, 변화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갈망(때로는 불온한 것이라고 해도..)이다. 간신히? 얻은 행복과 안정의 둥지 안에서도 높은 창공을 향해 비상을 꿈꾸는 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둥지 위를 날아 오른 영혼은 둥지 안에서보다 잠시 더 큰 해방감을 느끼지만 이 역시 영원하지는 않다. 행복의 대가는 추락이 주는 상처일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행복과 불행의 악순환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