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하여 국제학술단체(예; World Cancer Research Fund), 및 각국의 보건부가 권장하는 개인 염분섭취량은 하루 소금/salt 5 gm(나트륨으로는 2 gm)이고, 사회구성원 집단의 관리기준(=public health goals)은 평균섭취량 6 gm(나트륨으로는 2.4 gm)부터이다. 

  고대 인류, 즉 전통적 수렵채집인과 농경인(‘전통사회’라고 부르며, 20세기 전반까지 전 세계에 39개 정도 있었다.)의 하루 염분섭취량은 3 gm 이하이었는데, 인류의 생활양식이 발전하면서, 소금은 양념 이외에 식품저장 용으로(현대 개념으로는 냉장고) 수요가 급격히 증대되어 섭취량도 급격히 많아졌다. 로마병사들은 한 동안 소금으로 급료를 받았었는데, Salary는 ‘sal=소금’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한편, 하루 평균 염분섭취량이 냉장고 보급률과 반비례하고 있음이 전 세계적으로 확인되기도 하였다.

  염분섭취와 혈압과의 관련성에 관하여는 약 2,000년 전의 한방서적 ‘황제내경’에 처음 나온다. 20세기에 들어와 침팬지 실험연구를 통하여 염분 과잉섭취가 혈압상승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평상시 하루 6-12 gm의 염분섭취를 25 gm으로 높이면 혈압이 20% 정도 상승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 실험연구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지역조사가 이루어졌었는데, 염분섭취가 가장 많았던 인구집단은 일본 아끼다(秋田) 현 주민이었다. 하루 평균 27 gm이었고 그들의 평균혈압은 151/93 mmHg이었다. 당시의 개인 고혈압 기준은 160/90이었다. (현재, 2018년 기준은 1기 고혈압; 140/90, 2기 고혈압; 160/100 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염분섭취량(국민건강영양조사)은 2007년 평균 12gm전후에서 점차 낮아져 2017년에는 10 gm(남자)/9 gm(여자)이지만, 아직도 개인 기준치 5 gm의 약 2배 정도이다.(관리기준치로는 150-160%이다.)

  일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가공식품에는 영양소 분석표가 제시, 부착하도록 하고 있다. 염분섭취 관리정책의 일환으로 절대량은 물론이고 하루권장량 기준으로도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 라면의 경우, 한 봉지에 포함된 염분(나트륨)이 하루 권장량의 90-93%라고 표기되어 있다.

  우리나라 일반성인의 혈압을 측정, 조사한 결과가 1970년대 중반에 처음 발표되었는데, 이완기 혈압(속칭 ‘아래 혈압’)이 전반적으로 높다는 특이한 결과이었다. 연구자는(연세의대 김일순 교수) 혈압측정 오류 여부를 재확인, 조사한 후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하였는데, 고염식이(高鹽食餌) 습관이 축적되면 이완기 혈압에 먼저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국제적으로 처음 제기한 논문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나이 40이 넘으면 혈압에 이상이 나타나는데 특히 이완기 혈압(80 mmHg 이하가 기준)부터 올라간다. 이는 짜게 먹는 습관에서 온 염분 과잉섭취의 누적으로 신장(콩팥) 신사구체 기능(GFR)이 떨어진 효과이다. 저염식 습관으로 고쳐 염분섭취를 낮추면 수년 후에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수년 후 수축기 혈압도 상승하게 되어 고혈압 환자가 된다.

  이완기 혈압은 피가 심장으로 모아질 때의 압력이고. 수축기 혈압은 피를 전신에 보낼 때의 압력이다. 이완기 혈압이 높아지면 피가 심장에 충분히 모아지지 않게 되어, 수축기 혈압은 소위 ‘헛발질’이 되고, 따라서 전신에 피가 적게 간다. 피가 적게 온 신체의 각 장기/조직들은 심장에게 ‘피 부족’을 알리고, 심장은 수축 압력이 낮아서라고 판단하여 수축기 혈압을 높인다.

  필자도 40대 후반에 들어 이완기 혈압이 85-90으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었다.(수축기 혈압은 140-150이었지만..) 처음에는 운동 부족인가 하여 규칙적인 운동 등을 열심히 해 봤지만 혈압은 변화가 없다. 그래서 저염식 습관으로 고치기로 결심하여, 식당 식탁에 있는 소금을 덧 치지(설렁탕/콩국수 먹을 때) 않는 것부터 시작하였고, 內子에게도 집 음식 ‘간’(염분농도)을 대폭 낮출 것을 요구하였다. 어려서부터 길들여진 입맛(‘간’)때문에 처음에는 식사량 자체가 줄어들 정도이었다.

  혀에는 맛봉오리 세포가 있는데, 음식 간도 이 세포가 관장한다. 소위 사람마다의 ‘입맛 간’은 이 세포가 적응하여 만들어진다. 이 세포는 약 1주일마다 새롭게 바뀐다. 새 맛으로 적응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이론적으로는 약 3주 정도(3번의 신생세포)이지만, 나와 내 가족(사위도 포함)의 경험으로는, 7주 정도 걸려서 새 맛(간)에 적응하였다. 이전에 싱겁게 느끼던 소금 간이 싱겁지 않게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새 맛으로 고친 식습관이 이전 습관으로 지낸 세월의 1/2정도(=24,5년) 되었는데, 요즈음 나의 혈압은 135-140/75-80 정도로 안정적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