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들
작성일 :
김종민 / 작성일 :
2021-08-04 / 조회수 :
283 ♥ 좋아요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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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첨부 : golf with arthur.jpg | |
;) 매년 7월초에 아들네, 딸네, 모두가 우리 집에 와서 일주 놀고 쉬다 갔었는데, 코로나로 세상이 닫히면서 작년에 못 오고 이번 온게 2년만이다. 어제 큰 손자 원재 (첨부 사진)와 처음으로 괞찬은 코스에서 18홀을 쳤다. 물론, 원재의 공 치는 거리는 내 것의 두배 정도이다. 오늘엔 여기서 제일 친한 선배 부부의 guest로 미시간 대학교 코스에 가서 치고,
끝난 다음 우리와 모두 점심을 했다. 선배 부부도 친구의 손자랑 골프 친 것을 매우
즐긴 것이 역력하였다. 선배는 나보다 5년 위인데도 큰 손자는 내 큰
손자보다 세살 어리다. 원재는 지난 2년동안 키가 10센치 큰 것 같다. 이달 말에 대학교를 간다. 어릴 때는
짧은 9홀이나 더 짧은 놀이터에 많이 데리고 갔었다. 어제는 처음으로
많은 대화를 했다. 완전히 어른으로 대해야 한다. 예의 있게 듣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정도 마음 속에 들어 갔는지 알 수 없고, 자기 의견을 얘기할 때는 나 자신을 보는 것 같고,
그래서 좀 걱정이다. 그제는 원재보다 3년
아래, 고등학교 시작하는 용재와 많은 얘기를 했다. 얘도 한번 flute
레슨에 데리고 갔었는데 중년 나이의 여선생과 어른 수준의 대화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랐었다. 요새 애들은 다 그런지, 아니면 내 피를 받아서 그런지. 3,4년 전에 “용재야, 네 애비는 내가 가진 음반들에 전혀
관심이 없는데 난 네가 지금이나 나중이나 다 가져 갔으면 좋겠다” 했더니, 내가 죽어야 그 물건들이 남겨진다고 생각하고 있었었는지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나에게
당당히 하는 말, “전 요즈음에 Prokofiev의 곡들을 많이 듣는데,
할아버지 가진 것 중에서 좀 골라가도 되요?”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내가 제일 귀중하게 여기는 Prokofiev piano 작품 전곡과 Bartok
전곡을 뽑아가는 것이 아닌가! “야, 더 가져
가라. 그래야지 내가 더 사 모을 수 있지 않니?” 하며 주었다.
한편 아쉬우면서도 너무 행복한 할애비의 순간이었다. 얘들의 첫 이름은 애비가 미국
이름을 주었고, 한국 이름으로 가운데 이름을 지어 달래서 내 아버지의 이름에서 한 자를 택하여 거기에 내
손자 세대의 돌림자 ‘재’를 붙인 것이다. 손주 다섯중 오로지 성격과 외모가 친할머니를 닮은 용재는 문과 쪽이고, 원재는 화학을 하려는
모양이다. 모두 순하다. 쓸쓸한 미국 땅에서 크면서 고생 해 본 적도
없고, 고생하는 사람들을 별로 보지도 못 하고 자란 아이들이다. 따라서,
현 세상의 문제점에 대해 이해심 (empathy)은 있으나 얼마나 동정심 (sympathy)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재산과 권력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결혼하고 애를 가지면서 바란 것은 내가 100세가 될 때 내 가족 모두 모이면 100명이 되는 것이었다. 지금 같아서는 25명만 모여도 감사하겠다. 확률은 극히
작겠지만 혹시 120까지 살면 100이 모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정신 없이 살아 왔고 별 보일 만한 것 없는 내 삶에, 내 자신이나 내 애들이 결혼만큼은 빨리 해서 내 가족을 이렇게 늘려 준 것이 감사하다. |
홍도천(49.174.230.7)
2021-08-17 11:53:06 
개골~개골~..아들 손자 며느리 다아 모여서...(딸 손녀 사위로 바꿔 불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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