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은 '몸속에 들어온 병원(病原) 미생물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하여 독소를 중화하거나 병원 미생물을 죽여서 다음에는 그 병에 걸리지 않도록 된 상태 또는 그런 작용'을 말한다. 백신은 '전염병에 대하여 인공적으로  면역을 주기위해 생체에 투여하는 독소가 약화된 항원의 하나'를 말한다. 지난 2년 간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COVID -19)로 인해 큰 고통을 받아 왔다. 그리고 백신접종여부는 온 국민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면역에 관한 책이 있어 그 내용을 소개한다.

1. 면역이라는 신화 

저자에 의하면 아킬레우스 신화는 인류 최초의 면역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다.아킬레우스의 어머니가 아들의 불멸성을 얻기 위해 현세와 저승을 나누는 스틱스 강에 아들을 담갔는데, 그 때 잡았던 발뒤꿈치가 치명적인 취약점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면역의 뜻(어원)을 어떠한 액운(전염병)을 면하기 위한 활동으로 풀이한다면,역병이나 액운을 완벽하게 피하고자 하는 오래 된 인류의 꿈은 결코 이룰 수 없는 신화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1774년, 영국, 천연두 유행 중, 한 농부는 감침용 바늘로 소의 농포에서 짜낸 고름을 아내와 두 어린 아들의 팔에 감염시켰다.아내와 아들들은 가볍게 앓아 누웠지만 완전히 회복했다. 그로부터 20년 뒤,소 대신 사람의 손등에 난 농포에서 나오는 고름을 다른 사람의 피부에 감염시킨 인류 최초의 제너 종두법이 발명되었지만 제너 자신은 백신이 왜 효과가 있는지 이유를 몰랐다. 그러나 백신이 발명되었다고해서 사람들이 모두 접종에 응한 것은 아니었다.

2,우리의 몸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 방식을 결정한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백신은 죄(타락, 악덕, 오물, 고약한 혼합물)의 낙인이라고 설교했다. 많은 사람들은 외부물질이 살 속으로 직접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했다.백신은 침해와 타락 그리고 드라큘라의 은유였다. 또한, 과거의 백신은 저항력을 가진 사람의 농포에서 고름을 채취하여 딴 사람에게 백신으로 주입하는 방법이었으므로 ,백신 과정에서 다른 세균에 오염되기 쉬웠고 그 우려가 현실이 되기도 했다. 요즘의 백신은 무균상태지만.. 

3. 독감 백신에 대한 pros and cons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은 수 세기동안 인류를 괴롭혀 온 대표적 질병이다. 독감은 어떤 경우에는 무해하고 어떤 경우에는 심각하다.(뇌졸증. 돌연사 등) 그러나, 가벼운 독감이라도 범유행병이 되면 수백 만명을 죽일 수 있다. 1918년 팬데믹으로 적어도 5000만명 이상을 죽인 스페인 독감과 2009년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HINI 독감(신종 플루), 그 밖의 조류 독감 등이 유행했다. 

이제, 대부분의 인플루엔자는 많은 사람들의 백신 접종으로 결국 진정되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매년 독감 접종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수많은 백신 접종 반대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백신이 자폐증, 당뇨, 천식, 돌연사, 암, 뇌질환을 일으킨다고 두려워했다.사람들은 백신에 첨가된 화학물질을 더욱 두려워한다. 사실이 아님에도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스콸렌, 수은, 유해한  첨가제등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을 주장했다. 

4, 집단면역

우리 몸은 남들과 본질적으로 단절되었다는 철학은 집단 면역 거부를 불러온다.  예를 들어,19세기에 천연두는 오물의 질병이라고 여겼다. 1981년 B형 간염 백신이 처음 도입 되었을 때는 수감자, 보건 노동자, 혹은 미약 복용자에게만 접종했다. 보건 위생에 취약한  하층민만 걸리고 상류층과 부자들은 안걸리는 병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10 년 뒤, 모든 신생아에게 백신을 권장했을 때야 비로소 감염률이 낮아졌다. B형 간염은 이제 아이들에게는, 사라진 질병이 되었다. 

백신의 효과가 좀 떨어지더라도, 충분히 많은 사람이 접종하면 바이러스가 숙주에서 숙주로 이동하기가 어려워져서 전파가 멎기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나, 백신을 맞았지만  면역이 형성 안된 사람들 모두 감염을 모면할 수 있다. 자신은 백신을 맞았지만 미접종자가 많은 동네에 사는 사람은 자신은 맞지 않았지만 접종자가 많은 동네에 사는 사람보다 홍역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 백신의 효과를 따질 때 그것이 하나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만 따지지 않고 공동체의 집합적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나까지 따진다면 백신 접종은 면역에 대한 예금이며 스스로의 면역이 약하거나 접종을 안 받은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셈이다. 

5. 우리에게는 병균이 필요하다.

germ은 병균을 의미한다. 동시에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배아라는 뜻도 된다. 이 단어의 어원은 씨앗이다. 즉, 우리의 몸은 병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병균이 없으면 면역계 기능의 장애를 일으키기 쉽다.바이러스는 다른 살아 있는 세포속으로 들어가서 그 세포의 몸을 활용하여 자신을 복제한다.바이러스는 일종의 좀비 혹은 뱀파이어인 셈이다. 인간들은 본능적으로 백신 (뱀파이어)을 싫어한다. 그러나 인간의 유전체 중 꽤 많은 양이 과거의 바이러스 감염이 남긴 부스러기들이다.

우리 면역계 중에서도 후천 면역계는 필수 기술하나를 바이러스의 DNA에서 빌려 왔다고 한다. 일부 백혈구는 무수한 종류의 병원체를 인식할 줄 아는 수많은 세포를 만들어 내는데 그 기술이 바이러스의 기술이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면역계는 인류가 수렵 채집인이었던 시절부터 함께했던 수많은 고대의 병원체들 (바닷물 한 티스푼에만 약 백만 가지의 바이러스가 담겨 있다고 함)에 노출됨으로써 확보되었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감염성 질병은 자연 면역의 주된 메커니즘 중 하나다. 백신 접종은 이 원리를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약화된  병원균을 우리 몸 안에 집어넣는 것이다.

6. 면역은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우리는 모두  세균이 우글거리는 오염된  존재이고 주변의 화학 물질로 포화된 존재이다. 자기 몸의 세포보다 더 많은 수의 미생물을 장 속에 품고 있다.  우리는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이어져 있다. 우리 몸이 다른 계들과 연결된 복잡한 계라는 사실을 이해 한다면 자신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그 많은 요소를 다 통제한다는 건 너무나도 버거운 과업이다. 

우리의 몸은 적절한 환경에서 다른 많은 미생물과 함께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정원의 은유다. 자기 몸의 정원 속을 들여다 볼 때, 발견하는 것은 자기가 아니라 타자다. 우리는 야생의 공동체다. 각자의 몸이라는 안쪽  정원은 바깥 정원과  연결되어 있고 그들 사이에는 경계가 없다. 바깥 정원은 잘 손질되지 않았으며 열매와 가시를 모두 맺는다. 면역은 공유된 공간이며 우리가 함께 '정원을 가꾸는 일'이다. 면역은 '사적인 계좌이자 공동의 신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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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홍역이나 수두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 1000 명 중 약 1명꼴로 뇌염에 걸렸다.(홍역 백신의 경우, 뇌염, 아나필락시스 반응, 뇌졸증, 심지어 자폐증 부작용이 주장 되었다) 그리고 백신 접종자 300만 명 중 1명꼴로 접종 후 뇌염 발생이 보고되었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비슷한 것 같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Covid -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유는, 대부분, 그  부작용이 극적(아나필락시스, 심근염, 혈전증, 뇌출혈 등에 의한 돌연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기보다 상어를 더 두려워하고, 질병보다 비행기나 차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고 자살보다 살인에 의한 사망자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위 모두, 정 반대이지만...

백신을 둘러싼 찬반 논쟁은 항상 이원론적 성격을 띄고 있다. 그리고 필자의 생각에 그 범위는 확장 되는 듯하다. 과학-자연 , 공공-개인, 진실-상상 , 타자-자기, 사고-감정, 자유- 구속 그리고 최근에는 진보-보수를 대립시키는 이원론이다.특히, 미국이나 유럽에서 백신 접종에 대하여 개인의 자유 억압과 정치. 경제적 음모론까지 등장한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닌 것같다. 이는 역사적 유산이다.

아킬레우스 신화처럼 완벽한 백신은 없다. 그리고,확률상으로 보면 백신 접종은 집단이익을 위해 합리적이다. 그러나, 수많은  COVID -19 백신 접종자 중에 몇 사람은 반드시?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을 것이다. 비록 확률적으로는 미미할지 모르지만, 만일 그것이 한 개인에게 닥친다면 비행기 추락 사고처럼 최악의 불행이 된다. 백신 접종은 선택의 문제이며. 모든 개인에게 자발적 리스크를 강요하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백신 접종은 자기와 타자,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확률적 선택이다. 

필자는 인류가 종두법을 발견한 이후 지난 200여 년동안 백신접종 덕택으로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인플루엔자 등의 치명적인 전염병으로부터 벗어났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못했음을,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또한 나 자신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진실이라고 굳게 믿는 사항에 대해서 타자의 생각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과학-신념, 이성- 직관, 자기-타자간의 협조와 전쟁, 그리고 확률 게임의 연속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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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관하여 , 율라비스 지음>

          (하이네. m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