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면역
작성일 :
깍두기 / 작성일 :
2021-11-14 /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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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성적표를 받아들고 집에 가는 길 발걸음이 천근 만근이다. 그 동안 늘 100점은 기본이고 98,96점 까지는 받아 왔는데 중학교 들어 와서는 90대 초반이 가끔 보이더니 급기야 85라니.... 그 당시 기준으로 평생 처음 받아 본 점수라 존심이 상하고 부모님 뵐 면목이 없다. 그러나 몇년 지나고 나니 그 것도 감지덕지. 군대에 들어 갔을 때 양아치 같은 선임하사가 휘두르는 야전삽과 곡괭이 아래 업드려 뻗친 내 몰골이라니.... 전방에서 뺑이를 칠때 후방에서 낄낄 거리고 까불던 놈들이 설칠 때의 충격 이제는 모두 웃고 넘기게 되었다. 년봉이 억대에 이를 때 국민연금 월 100만원 껌깞 받아 뭐하냐더니 이제는 그 것이 주 수입원이 되고 한 때는 세상 여자들이 하나 같이 못 생겼었는데 이제는 세상 언니들이 다 이쁘네.
나 자신의 세계가 깨뜨려 지는 것이겠다. 그리고 비록 사상누각이라 무너질 운명에 놓여 있었을지라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 한 채 환상에 사로 잡혀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그것이 무너질 때의 허탈감과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리 터지고 저리 깨져 보아야 내 성의 취약점이 보이고 성 밖의 실정도 살필 수 있으니, 견고하고 높은 성을 쌓아 그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 가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우리가 이 코로나 시대에 실감하듯이 병을 겪거나 백신으로 면역력을 갖추지 않으면 평생 마스크에 의존하며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며 살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 불편함도 자가 면역력이 생겨 불편한 줄 모르고 살게 될 것이지만서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