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들을 압도하는 사회 병리 현상을 설명할 때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한 조직에서 조성된 문화에 따라 실력있고 정직한 사람들이 그 반대편인 사람들에 의해 도태 

당하거나 지배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간은 이데아를 꿈꾸면서도 한편으로는 달콤하지만 악마적인 

유혹에 약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진짜(good)와 가짜(bad)의 대결과 이 두 힘간의 균형은 역설적이게도, 인

간의 현실적인 삶을 설명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잣대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

들이 대체로 두 그룹으로 양분되어 (예를 들면 정치적 성향, 지역이나 젠더갈등. 심지어 이대남 vs 이대녀) 

대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정신적 큰 기둥이었던 종교적 가치관은 점점, 명상용이 되어 가고 있고, 대신, 이기심 혹은 근거 

없는 열정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올바름(가치 판단)의 기준을 선이

나 윤리 대신 내편인가? 네편인가?로 삼고 있는 듯하다.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최선의 인간들은 신념을 모두 잃었고, 최악의 인간들은 강렬한 열정에 사로잡혔다." 

(The best lack all conviction, while the worst are full of passionate intensity)     

예나 지금이나 일부 사람들에 의한 최악의 열정은 변함 없는 것 같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 예다. 한 사람의 독재자나 소수집단의 결정으로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전 인류가 안보의 위협과 경

제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놀라운 점은 국민의 어려움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얼마 전,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약 68%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통치 권력은 이처럼 무서운 것

이다. 소수의 악화(혹은 양화)가 다수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리 없는 열정은 우리의 삶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윤리 없는 열정은 한편, 책임 없는 자유를 의미한다. 

나치와 같은 전체주의가 가능했던 이유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지하거나 순수하지 못한 열

정이다. 순수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인간에게 100% 순수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순수의 잣대는 많다. 윤리, 정의, 민주, 자유, 공정 등... 필자가 이해하는대로, 칸트의 생각을 좀 빌린다면, 

'순수함'은 결과치보다는 목적과 과정으로 측정되어야 할 것이다. 순수한 목적과 과정으로 수행한 일의 결

과는 적어도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이고 항상 발전의 여지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순수하지 못한 열정이란 한마디로, 타인에 대해 이해보다는 증오, 사회 공동체 전체보다는 자기 자신(그리

고 자기 편)을 위하는 데에 올인하는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최악의 열정의 경우, 적어도 겉으로는 그럴듯한 

명분이나 선(good)으로 포장하고 있기 때문에 깊은 통찰이 없으면 분간하기가 어렵다.   

요즘, 사람들은 바빠서 복잡하거나 자신과 직접적인 이해관계 (주로 물질과 명예)가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피상적인 파악만으로 그대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필자의 생각이지만..) 

따라서,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집단(들)이 충성하는 자기 편을 의식하여, 정직하지 못하거나 편 가르기식의 

주장, 선전을 하거나 야합 혹은 상식적이거나 객관적인 사실(fact)에 대하여, 교묘한 근거와 논리를 통해 진

실은 얼마든지 왜곡되거나 은폐될 수 있다. (위, 러시아의 경우처럼..) 

특히, 공권력과 조직이 가지는 힘은 대중들에게 막강하다.     

우리 사회에서 최악의 열정(악화)들이 만연해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책임 대신 권위에 굴복(충성)하는 편한? 

길을 택할 것이다. (러시아 국민들은 전쟁을 일으킨 현 위정자를 압도적으로 지지한다고 한다.) 

또한, 그럴수록, 자신도 모르게 자기보다 못한 약자들에게는 권위적이 되기 쉽다.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짜와 가짜(물론 상대적이지만..)를 구별하는 우리사회의 '집단지성'

이다. 이는, 악화의 지나친 성행을 막는 사회적 자정 능력을 말한다. 세상에 영원한 양화나 악화는 없다. 

그리고 악화든 양화등 상대편을 일망타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호 배움을 통해 새로운 자기 변화를 시도

하려는, 열린 '사회적 진화' 메커니즘이 중요하다. 

과거에 정치가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했다면, 앞으로는 오직 사회 구성원 전체의 통찰력만이 우리의 현재

와 미래의 운명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 많은 학자들은 인류의 진화와 번영의 힘은 이타심이었다고 말한다. 

진짜와 가짜의 싸움에서 혼돈이 더욱 심화된다면 즉 어느 날, 악화가 양화를 완전히 압도하게 된다면(필자의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다른 종들처럼 호모사피엔스도 언젠가 종말(열역학 제2법칙에 의한)을 맞이할지 모른

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세계 각국의 뜨거운 의료 및 물자 지원과 자발적 봉사자들, 자선, 종교 단체들 그리고 

죽음을 불사하는 의용군 수만명, 그들이야말로, '신념을 잃지 않은 최선의 사람들'이다. 

소수의 그들이야말로, 급증하는 지구촌의 엔트로피를 감소시키고 이를 통해 토탈 카오스를 방지하여 인류의 

종말을 막는 강력한 위력이다.  (하이네, m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