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는 상기,책의 내용과 간단한 소감을 정리해 본 것이다. 부제,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

페르소나(persona)는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하는 자신의 모습이다.자아(ego)는 진짜 본연의 자기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자신이자, 자기가 인식하고 있는 자신이다.그림자는 우리 자신의 일부분이지만, 보려고 하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문명화의 과정에는 반드시.선악을 구분하는 절차가 따른다.모든 집단 문화는 우리에게 어떤 특정한 양식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융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self)에서 자아와 그림자가 분리되는 것으로 설명 한다.그림자는 우리 자신의 일부이면서도,스스로 거부하거나 억압하는 내면이다.이것이 자아보다 더 큰 에너지로 축적될 경우,폭발하거나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우리는 그림자를 만들어야 한다.문명화 작업을 위해 빛을 밝히는 것은 한편 그림자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렇지 않으면 문명이 존재할 수 없다. '창조를 한다는 것은 동시에 파괴를 한다는 뜻'이고 모든 행동은 빛과 그림자를 잉태한다.

따라서,어느 문화권에서 태어나서 성장하든,누구나 성인이 될 쯤이면,일상 생활에서,자아(올바름)와 그림자(그름) 사이에서 시소게임을 하게 된다.만일,바른 쪽에 치우친 행위를 했다면,그 왼 편에도 동일한 무게의 뭔가로 시소의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카톨릭 미사 등, 많은 종교 의식은 시소의 균형을 맞추도록 고안되어 있다.시소의중앙은 온전하고 신성한 지점이고 그늘이 없는 곳이다.

창의적 활동과 선행역시 그림자를 만든다.천재들은 비참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주인공 '프레디 머큐리'는 삶의 빛과 그림자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빛나는 영광 뒤의,어두움..시소의 심한 불균형을 바로 잡지 못한 그는 결국 비극적으로 생을 마치게 된다. 우리가 이룩한 풍요와 효율적인 사회의 그림자는 빈부 격차와 권태와 외로움이다.세상의 모든 종교나,이념적 갈등,악덕,살인,학살,전쟁,배반 희생양,제물, 폭력등은 자신들의 그림자를 타인에게 투사 전가한 결과이다.신문,영화,소설,패션,예술,문화 활동,스포츠 등은 사회적 그림자를 떠안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결혼은 대부분 투사에서 비롯된다.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그림자 중 신의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이다.그래서 반드시 환상이 깨지는 시기를 겪게 된다. 그 시기를 잘 견디면 비로소 인간적인 사랑을 할 수가 있다, 그림자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저자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글쓰기,그림 그리기,조각하기,춤 추기,운동,공부,종교의식,금식,직업 바꾸기,노동,불 태우기,명상이나 상상..등

자연에 빛과 어두움, 남자와 여자,위와 아래가 있듯이,인간의 모든 경험과 삶의 행위는 사랑-힘,승리-패배,행위-존재,부-청빈,이성-감성,창조-파괴,선택-의무 등..역설적 대극으로 표현할 수 있다.모든 덕목은 그 반대되는 것으로 인해서 타당성을 지닌다.우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서로 간의 충돌을 의식적으로 온전하게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종교의 역할은 우리를 숭고한 역설의 영역으로 인도한다.종교는 분리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시 원래의 전일성(wholeness)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사람이 중년기를 넘어서 삶의 후반부에 그동안 쌓였던 그림자에 의해 분리된 전일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소위,지성인일수록 그림자또한 짙을 것이니,그림자에 농락 안당할만큼 그림자와 만나는 파격이 필요할 듯하다. 예를 들어, 안전한 장소에서 그림자를 만나 평상시 상상할 수 없었던 일탈 행위를 해 본다면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자 속에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종교는 문화가 만든 그림자의 치유 방법이다. 그것은,'주일날 교회에서의 도덕'과 '평일의 자유'처럼 서로 상반된 두 대극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일이다. 전일성을 회복하려면,파우스트처럼 고통과 지옥의 순간의 경험을 거쳐야 한다는 저자의 말을 듣고보면, 전일성이란 결국,관용,포용,화합의 道가 아닐까? 대극성의 지배를 받는 인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결코, 성취하기 어려운 이상을 향하여 끊임 없이 '노력하며 방황하는 존재'임에 틀림없는 것같다.

*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로버트 존슨 지음>

필자의 일부,주관적 해석과 소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