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늙어서 죽는다. 그러나 20-30대까지 죽음을 자기와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도하지만 아이러니는 죽음을 타인의 먼 이야기로 생각하고 자신만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고, 질병, 자살 등 죽음의 원인은 나이와 관계없이 다양하다. 확률 게임에서 잠시 비껴간 것뿐인데 운 좋다는 생각은 안 한다. 그러다가, 보통, 60세 이후, 어느 날부터 속절없이 늙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막연하게, 늙으면 얼굴과 몸에 주름살이 생기고, 심신이 쇠약해져서 결국 와병으로 사망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지만, 젊었을 때는 그런 일이 자기에게는 안 일어날 것 같이 생각한다. 대체로, 50세 전까지는 신체의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노화는 이미 중년부터 빠르게 그리고 늙을수록 더욱 가파르게 진행됨을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를 통해 실감하게 된다. 그 내용이 적나라해서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자괴감이나, 일종의 위화감마저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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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후에는 뇌의 무게가 10년마다 2%씩 줄어든다. 학습에 어려움이 생기고 기억력이 점차 떨어진다. 나이가 든 사람들은 주의가 쉽게 분산되고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조율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주의, 집중 시간이 짧아진다. 몸무게도 55세부터 줄기 시작한다. 지방 외의 근육, 수분 등이 줄어든다. 60세가 되면 근력이 중년일 때의 80%,70세에는 60%로 떨어진다. 뼈 밀도도 감소한다. 65세가 넘으면 둘 중 한 명꼴로 관절에 은근하거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65세에서 74세 사이의 사람 중 73퍼센트가, 75세 이상의 사람 중 92퍼센트가 책을 읽을 때 돋보기가 필요하다. 몸통은 두터워지고. 팔 다리 등의 말단은 가늘어진다. 70세가 넘으면 시각 기억이 상당히 감소한다.

 65세쯤 되면 심폐능력이 30-40% 감소하고, 심장 벽이 두꺼워지고, 심장 동맥도 좁아진다. 혈압이 상승하고, 시간이 갈수록, 심장, 폐, 전립선이 비대해진다. 또한, 뇌 무게는 30 그램 정도 줄고, 뇌세포의 10%가 사라진다. 90세 노인의 뇌는 3세 아이의 뇌의 크기와 같다. 65세 이상의 인구 5-8%가 치매, 80대 중에는 약 절반이 치매를 앓게 된다. 75세가 지나면, 55세부터 59세 사람들보다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10배 높다. 콩팥의 혈액 여과 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죽을 때까지의 남성은 전체 뼈 밀도의 15%를 여성은 30%를 잃는다.

아이러니는 이러하다: 자연은 인간이 늙으면 모욕적인 대접을 한다.(얼굴 주름, 무너져 가는 치아, 머리카락, 시력 등에 모멸감을 선사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보기 좋은 용모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릴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추구한다. 그리고, 주변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아름다운 형상들에 의해서 더욱 고통을 느낀다. 피카소의 말처럼 60부터 젊음의 충동을 느낄 수도 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더욱 나이가 들면, 친구 같았던 쾌락들이 시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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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더욱 흐르면 노인들은 어린아이나 원숭이처럼 관찰이나 보호 대상이 된다. 점차, 사회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되며 끊임없이 태어나는 젊고 아름다운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제아무리 뛰어난 인물도 죽음에는 속절없이 무너지며 아쉬움, 회한. 혹은 풍자 속에 생을 마쳤다. 러셀이나 괴테처럼 평생 열정을 좇다 간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이 남긴, 어떤 임종의 언어나 명언도 죽음의 공포를 잊게 하거나, 선승, 수도자들이 남긴 글 이상의 위안을 주지 않는다:

'인생은 세 가지 사건이 전부이다. 태어나고,살고 죽는 것, 우리는 태어나는 것은 스스로 알지 못하고, 죽을 때는 고통 속에서 떠나고, 사는 것은 잊어버린다.( 17세기, 장 드라 브뤼예르)

'앎은 고통에서 얻어지고 / 삶은 죽음으로 완성된다.'(영국의 시인, 엘리자베스 배릿 브라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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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것이다. 선, 악 모두 죽는다. 우리에게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 혹은 지나간 과거의 시간은 없고 현재만 있을 뿐이다. 평소에 점진적으로 심신의 내공을 쌓지 않으면 노년의 고통(고독)과 싸우기 힘들다. 늙음의 변화를 긍정하는 것은 순리적인 삶이며 이는 곧, 자연에 순응하는 길이다.

사회 역사학자 로널드 브라이슨 말했다.; 노인들에게는 접촉(키스, 포옹) 이 필요하다. 그러나, 의사 외에는 아무도 그들을 만지지 않는다. 노년에, 육체의 외로움을 떨치기 위해서는,고독과 친숙해지고 영성적인 평안을 얻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교를 가지는 것은 노년 생활에 큰 의미를 갖는다. 미국에서, 65세 이상,남녀 3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거나 거의 다니지 않는 사람들보다 뇌졸중 발병률이 절반이었다. 미국인 남녀 9만 2천 명을 조사한 결과, 교회에 주 1회 이상 나가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몇몇 질병들에 대한 발병률이 한참 낮았다. 그 외에도 신앙생활이 힘과 위안이 된다는 조사는 많이 있다.

편안한 죽음을 맞는 것은 모든 이의 희망일 것이다. 죽음을 생의 완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죽음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질병이나 쇠약함에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죽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자연 순응적인 인생관, 그리고 아모르파티!(하루하루를 삶의 축제로 만드는..)가 아닐까. 아무도 자기의 죽음은 언제일지 모른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책이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과제다. (하이네, m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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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 내용과 소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