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오래 살면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봐야하고 겪고 싶지 않은 것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는 동안 무엇이 가장 괴로운가? 오스트리아의 정신 의학자 아들러에 의하면 사람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기의 존재가 드러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는 대화로 부터 형성된다. 바람직한 대화의 성립 요건은 지식, 호의, 솔직함이며 타자를 적으로 보면 안된다. 사람은 자칫, 자신의 잣대로 타인을 속성화 하고 재단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이를 막기 위해서는, 세상을 직시하고 타자에 대한 의미와 해석(속성화)을 멈추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 불안해 지는 이유는 인정 욕구 때문이다. 시간이 급박할수록 자만과, 명예에 더욱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늙어 간다는 것은 자만심을 서서히 내려놓는 용기의 여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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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범위는 나 이외의 모든 대상을 포함한다. 그리고 어느 날, 대화할 상대는 우리의 내면( 내 안의 타자)에도 잠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들은 노화, 질병, 죽음이다. 어느 날 압도적인 힘으로 우리에게 다기올 타자 .. 이들은 싫던 좋던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과제이며 이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질병에 대해서도 아들러는 다른 인생의 과제처럼 '용기 있게 맞이해 응답하라'고 이야기 한다. 병은 자신과 신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이므로, 신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대응해야 한다. 

늙음과 질병을 자연스러운 나의 친구, 나외의 수평관계에서 대등하게 바라보며 이들을 고요하고 평온하게 받아 들일 용기가 필요하다. 행복의 조건은 늙음, 병, 죽음을 의연히 맞이할 마음과 몸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삶에 대한 사랑은 죽음의 자각에서부터 싹튼다: 

'나(죽음)는 어두운 나무들이 이룬 숲이며 밤이다. 사랑스러운 아가씨들이여! 춤을 멈추지 마오. 나의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나의 측백나무 아래에서 장미꽃 만발한 비탈을 발견하리라.'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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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 가는 데에는 '키네시스'와 '에네르게이아' 두가지 삶의 방식이 있다.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키네시스는 '목적론적' 운동을 가리킨다. 즉 정해진 목적을 향해 가는 운동이다. 이에 반해, 에네르게이아는 목적의 완성보다는 '실현해 가는 활동'에 완전한 가치를 두는 것이다. 그러면, 살아 간다는 것은 키네시스 일까, 에네르게이아일까?

키네시스적인 삶은 인생을 선으로 간주하는 삶이다. 만일 우리의 인생을 직선이라는 이미지로 파악한다면 이 직선은 탄생과 함께 시작 돼 죽음으로 끝난다. 태어나지 말자 크고 작은 굴곡을 그리며 정점에 다다르다 그대로 죽음이라는 종착역에 이른다. 인생의 원인과 결과 성공과 실패가 명확히 이분법으로 나뉘어 진다.

그러나 만일 인생을 직선이 아니라 연속적인 점(순간)의 연속으로 간주한다면 인생의 종점은 없으며 중간 어디 점이든 그 순간이 삶의 시작점이자 완결점이 된다.이처럼 에네르게이아적인 삶의 태도는 내일을 오늘의 연장으로 살지 않으며 '지금 여기서 살아가고 있다'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지금 여기를 그냥 스쳐 지나가게 하지 않도록 하는 '에네르게이아' 적인 삶의 태도는 인생의 모든 과제(일, 가정, 교육, 육아, 교우관계, 취미활동, 자기계발 ,타자공헌..등)에 균등하게 충실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삶은 지금 여기서 완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인생의 숙명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효율적인 성공에만 맞춰 살다가 죽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삶을 놀이처럼 집중하며 때로는 한눈을 팔며 사는 것이다.' 삶은 생명이고 일이며,변화이다.삶의 기쁨이란 현재의 목적을 위한 행동 (성숙, 변모, 변화)을 즐기는 것이다. 나무의 성장처럼 에네르게이아 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생을 사는 방식은 선택이다. 아들러에 의하면, 최선의(행복한) 삶은 타자를 친구로 여기고 '타자에게로의 공헌'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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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갈 용기,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상,책, 내용입니다. 

              (하이네, m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