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 부슈만, 그녀는 모들리아니의 여인, '에뷔테른'을 닮은 여자이다. 마른몸매,헝클어진 머리를 가진 야생의 매력을 풍기는 여자였다. 그녀는 한계뿐인 육체적 생을 거부하며 안정적인 직업, 결혼 아이와 같은 궤도가 하나뿐인 편안한 삶(법칙)보다는 자신의 자유를 선택한다. 

슈타인 박사, 대학 교수였던 그는 20년 연하의 여인, 부슈만을 사랑한다.모범, 충실, 인격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모욕과 조소를 견디며 18년 동안 사랑에 헌신한다. 부슈만은 그에게 생의 상징이며 삶을 살아가는 의미였으나 결국 그녀를 적극적으로 잡지 못한다. 그러나, 그에게 사랑은 생의 안식처였다.   

니나는 편안한 결혼으로 안락한 삶을 선택하는 대신 그것이 자신에게 더 자유를 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평생 니나를 구애한 슈타인 박사를 거부하고 의외의 인물과 결혼한다. 한개의 '나'가 아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채, 결혼,가정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게임을 즐긴다. 

2차 세계 대전 중, 니나는 유대인 등 나치에 의해 박해받는 사람들을 국외로 피란시키며, 결국은 사상범으로 몰려 감옥 살이를 하고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녀는 안전과 일상을 피하고 모험, 호기심, 방황, 변화, 열정, 사회적 정의감, 고독, 우울, 죽음 동경 등..그녀의 자유는 끝내 타자성을 견지하게 한다.

부슈만에게는 오직 정신만이 생을 버티는 힘이었고 제한적인 육체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럼에도, 그녀는 소설 속에서 늙은이를 경멸한다). 필자의 생각이지만, 그녀에게는 사랑역시 육신의 일부일 뿐..  일과성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은 듯하다. 그녀의 사랑은 즉흥성을 따른다. 

그녀는 하필, 슈타인의 친구와 하룻 밤 사랑으로 생긴 아이를 가진 채 약혼자와 결혼한다. 그녀와 사랑을 나눈 5-6명의 남자들은 한결같이 제멋대로이거나, 뻔뻔한 관능, 사회적 열정, 대담, 변화 무쌍한  '어둠의 매력'을 소유한 사람들이었으며 슈타인과 대비된다.  

필자의 생각이지만, 그녀가  택한 일과성 사랑은 아마도 육체의 유한성에 대한 반항의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사랑의 선택에서 전인적인 품성을 의식적으로? 배제한 채 자신의 감각과 느낌(자유)에  충실했다.  임신 중절 시도, 자살 시도, 이혼등을 거치며 결국 그녀는 작가로 성공한다. 정신만이 그녀 생의 버팀목이었기에.. 그러나 그녀는 끝내 슈타인의 사랑을 우정 이상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랑이란  '정신과 육신의 자발적인 끌림이자 터치'라고 정의한다면 슈타인에게 끌리지 못한 그녀의 솔직성을 탓할 수 있을까?   

'생은 계속 흐른다. 모든 것은 복잡하고 무질서하다. 생은 아무런 논리 없이 모든 것을 즉흥한다. 무섭게 갈피를 못잡는데도 불구하고 그 중에서 우리는 한 조각을 끌어내서 뚜렷한 조그만 계획 하에 설계를 한다.소설도 마찬가지다.'  극장에서의 연극처럼 차례로 진행하는 삶을 못 참는 그녀는 쉼 없이 열정적으로 자신에게 정직한 생을 만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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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부슈만, 그녀는 ‘루이제 린저’가 창조해 낸 상상 속의 여인이다. 그녀의 사회적 이상과 정의감, 연민, 이타적 열정은 당시의 시대상으로 보면, 보통의 사람(특히. 여성)이 할 수없는, 매우 선구적이고, 개념 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생물학적 삶은 독자들에게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그녀가 추구한 정신적 자유란, 그녀의 의도와는 반대로 거꾸로 육신적 본능에 종속되어 발로된 현상이 아닐까? 

'육신은 정신의 도구일 뿐'인 삶, 그리고, 한계가 없이. 정착하지 못하는 정신적 자유(열정)는 그녀에게 이상적 작가로서의 성공을 안겨 주었지만, 현실에서는 방황, 고뇌, 고독, 죽음 충동 등을 불러온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 걸까?그녀의 삶은 설계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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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지음  

책 내용과 소감입니다. 

           (하이네 ,m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