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문연회 모임 후기:

2019년 3월 20일(바로 이 날이 春分이었나 보다), 오후 다섯 시에 文硏 모임이 시작되자 회원들이 하나둘 모여 회원들끼라 담소를 나누다가 30분이 되자 문연 발표회가 시작되었다. 이번 발표는 장덕수 회원의 강의, <홍익인간 강해>였다. 지난 2월에 약간의 소개가 있었지만 이 날은 장 회원 본격적인 강의자인지라 그 간 많은 관심이 불러 일으켰던 주제였다.

장덕수 발표자의 이번 강의는 매우 논리적으로 고대 인류 문명의 시원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까지 홍익인간 사상의 도입 및 전개 과정을 그 시대의 역사와 연관시켜 잘 설명을 해 준 강의였다. 그 날 발표한 강의의 내용은 그 날 배포하기도 하였지만, 강의 때 발견된 몇 가지 항목만을 수정하여 본 후기에 첨부하였으니 정독해 볼 것을 추천한다. (정독을 해야만 그 정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홍익인간 사상은 우리의 전 역사를 통하여 연면히 이어져 왔지만, 시대의 구분에 따라 그 내용을 정리해 본다면, 크게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 듯하다. (아래는 강의 자료 요약)

I. 도입 및 확립기: (배달국 ~ 단군 조선 ~ 부여 ~ 삼국 시대 초기)

(1) 배달국 시대에는 배달국은 우리 민족이 세운 최초의 나라로서, 환웅 천왕은 세계 최초의 경전인 天符經(첨부한 강해 자료 뒷 부분을 참조할 것)을 문자로 제작하고 삼일신고(三神新古)를 기록하였는데, 환웅은 이 시대를 홍익인세(弘益人世)라 불렀다.

(2) 단군조선 시대에는 홍익인간 정신을 계승하여, “신의 가르침을 계율로 삼아 광명한 지혜로 살도록 교화하였다(즉 在世理化) 이는 물질적 풍요와 고도의 정신문명, 즉 신과 하나가 되어 신이 내려준 본성과 광명을 회복한 사람, 즉 태일(太一)이 되는 세상을 열고 문명을 일으켰다.

(3) 특히 11세 도해 단군 시대에 나오는 念標文에 극명하게 나타나는 바와 같이 (첨부한 자료 뒷부분의 염표문을 참조할 것.) 하늘과 땅이 갖고 있는 대원일의 창조정신과 그 목적을 성취한 태일의 인간이 되는 “一神降充 性通光明, 在世理化, 弘益人間”의 열여섯 한자로 이를 풀이하면 一神이 내 몸에 생긴 본성으로 내려와서 생긴 본성을 통하면 광명을 얻을 수 있다는 인간 완성으로 三神의 진리로 교화되어 지극한 선의 경지로서 세상을 살린다는 뜻인데 이는 환이 천제가 환웅 천황에게 전수한 심법이라 한다.

(4) 고구려의 건국 신화 및 선비 제도에 홍익인간 사상이 내재되어 있었다.

(5) 신라의 건국 신화와 화랑 제도에도 홍익인간 사상이 내재되어 있었다.

II. 침체기 (삼국 시대에는 불교 및 도교 유입 이후로,

그리고 고려에서는 성종 이후 유학 장려 정책으로 인해...)

환국의 역사나, 배달국, 그리고 단군 조선에 관련된 많은 서적들이 훼손되거나 禁忌視되어, 홍익 사상은 주로 秘書로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III. 전환기 (성리학을 국시로 한 조선 조 전반에서는 유교의 융성으로 새로운 길 모색.

예컨대 세종 치세와 실학 융성기에는 성리학, 천주학과 교류)

(1) 조선조 초기에 국시의 하나인 유교의 민본사상과 일맥상통하는 홍익인간은 세종대왕 치세에 크게 발전하였다. 세종실록지에 단군의 개국사를 기술하여 역사 인식을 고취하였고, 전통적 홍익이념을 실제로 구현하여 세종은 가뭄에 고통 받는 강원도 백성들을 위하여 초막에서 정무를 보았고, 훈민정음을 창제, 공표하였으며, 과학을 발달시켜 민생을 크게 이롭게 하였다,

(2) 홍익인간의 뜻을 논하는데 있어, 홍익의 어원은 원래 상홍하익(上弘下益), 인간은 인간 쌍을 줄인 말로 이 정신은 조선 향약에서도 적용되어 공동체의 윤리적 의미이고, 조선 후기 민생이 피폐한 시기에 실학파인 성호 이 익은 “損上益下, 다산 정 약용은 損富益貧으로 이어져 어려운 민생을 구제하고 부의 부조리 현상을 타파하며 세금제도를 개혁하여 빈부의 격차를 줄였다.

IV. 회복기 (일제 강점 시대 및 및 대한민국 시대의 헌법 및 교육 헌장에서....)

(1) 일한 합병 후독립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때에 新民族主義 이론을 전개한 안재홍은 민족의 대통합을 위하여 홍익인간 정신을 대한민국 임시정주 헌법에 명시하였다.

(2) 해방 후 자유 민주주의를 채택한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 시 제정한 헌법에도 홍익인간 정신이 내포된 건국 이념과 새 정부의 교육이념으로 채택한 바, 그 내용은 “인류 공영을 위한 인격 완성, 자주적 생활 능력을 배양하고 민주 시민으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여야 하며 국가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바에 이바지 한다”로 적어, 국민이 적극적으로 사회와 국가를 위하여 일하게 하였다,

아래는 장 강사의 <홍익인간 강해>에 대한 필자의 해설이다.

이상과 같이 홍익인간의 정신을 살펴본 바, 과연 홍익 사상은 우리나라 고유의 사상이며, 이를 뜯어 보면,

첫째, 신과 나와 합일이 되면 신이 내려준 본성과 광명한 지혜를 얻는 사람, 즉 太一이 되고,

둘째, 세상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이 되도록 도와주어 이를 통해 세상을 열고 문명을 살린다.

라는 내용일 것이다. (위 단군 조선 시대의 (2)와 (3)의 밑줄 친 부분을 참조.)

그렇다면 왜 이 사상이 삼국 시대 초기(불교의 고구려 전래, 372년 A.D.)를 계기로 유입된 동양의 다른 사상 (佛敎, 道敎, 儒敎)과 異質的, 내지는 排他的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有神論, 그 중에서도 唯一神論(홍익사상)과 無神論(불교, 도교, 유교)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일제 시대가 되어서야 우리나라에 유입된 일본의 神道는 본질적으로 多神敎이다. (그래서 중국에는 무신론자, 일본에는 다신교도가 많다.) 이러한 사실은, 현대에까지 중국과 일본에 유일신 종교(예컨대 천주교와 기독교)의 전파 속도가 그렇게 미미한 반면, 한국에서는 유일신교인 개신 기독교 및 천주교가이 어떻게 그렇게 놀라운 전파럭을 가졌는지와 매우 큰 상관 관계에 있다고 추론된다.

그러나 조선조에 들어와서는 홍익 사상이 성리학과 어느 정도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는 기본적으로 인간세상만을 논하지만, 이것은 세종대왕의 민본 사상에서 볼 수 있듯이 홍익 사상이 가지고 있는 위 두 번째 개념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홍익 사상에서의 "태일(太一)"은 위에 짧게 언급한 고구려 시대의 선비 제도에서 "선비"의 원형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또한 儒學에서의 君子와도 일맥 상통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홍익 사상은 오늘날 한국인들이 크게 주목할 뿐 아니라 깊이 연구해 보아야 마땅한 사상이다.  (강의 자료 3쪽에 있는 <홍익인간의 총체적 定義> 참조)

홍익 사상은 다른 종교나 사상과 같은 經典이 매우 빈약하기 때문에 종교로서의 구체성이 매우 부족한 약점이 있다. 그러나,  근현대에 와서 홍익사상은 종교적 측면보다는 오히려 그 인간적, 또는 세계적 측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측면)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 글에 첨부한 <홍익인간 강해(최종본)>에 수록되어 있는, 홍익 정신에 대한 해외 석학들(토인비, 하이데거, 게오르그 등등)의 말들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시기를 바란다. 

 

이번 문연 발표회는 여섯 반이 조금 넘어 끝나고 나머지 시간은 질의응답이 있었다, 오랜만에 나온 이숭복 동기가 經典에 대한 질문이 많아 그에 대한 대답으로 시간이 많이 갔다. (나도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발표가 거의 끝날 즈음에 확인해 보니, 참석자는 장덕수 강사를 비롯해서 박인철, 김성일, 김성만, 이숭복, 박동규, 이두성, 김재삼, 이만재 文友들이었다. 회식 장소를 어디로 할까 좀 고민했지만 그냥 전례대로 만경 생태 집으로 하기로 했다.

만경 생태 집에서는 이제 생태는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달에 있었던 동해안에 명태 치어를 마구잡이로 잡은 결과로 나라에서 국내 명태잡이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신 대구 꼴을 먹었는데 맛은 결코 생태에 뒤지지 않았다.

 
다들 약간의 막걸리와 소주로 문화인으로서의 기개를 높이면서, 문연 모임의 뒷풀이를 하다.

                                    2019년 4월 2일                       지당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