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문연회 후기

지난 유월 19일, 다섯 시가 조금 넘어 발표회 강사인 리 의재 동기는 넥타이 차림으로 큰 가방을 들고 나나났다. 많은 책을 들고 왔음을 바로 느께게 했다. 미리 와 있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 기다리던 중에 김 능배 동기가 나타났다. 두 달 전 다른 모임에서 우리 문연회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약속대로 참석한 것이다. 이렇게 문연회에서는 새로운 동기가 참가하게 되는 것은 모임을 이끌어 가는 입장에서는 매우 반갑고 고무되는 일이다.

오랜만에 보게 되는 동기 간이어서 서로 반갑게 서로 인사를 하고 나서, 대화를 나눴다. 이 의재 동기의 이름 철자(리 의재)와 우리 말의 로마자 표기 방식에 대한 주제도 화제에 올랐었다.

문연 발표회는 평소와 같이 다섯 시 반에 시작되었다. 이번 발표의 제목은 지난 6월 7일에 자유게시판에 공고한 바대로 <우리겨레 歷史의 전개와 (근세)조선의 근대화 과정>이다. 처음 공고한 발표 내용의 아우트라인은 크게 다음 네 가지였다.

가. 혼돈 속에서 홍익사상/한_철학 바탕의 홍익_민주주의(Unicracy)를 강조하는 李_홍범 교수의“아시아 理想주의 (Asian Millenarianism)” 관련 동영상(uTube) 및 저서(2007) <아세아 천년왕국>의 중요性

나. 한국 근대화에 기여한 사상가들

정조 (서력 1752~1800년, 독살?)

정_약용 (서력 1762~1836년)

최_한기 (서력 1803∼1877년)

金_恒 (서력 1826~1898년)

최_제우 (서력 1824~1864년)

강_증산 (서력 1871∼1909년)

다. 一身_運化, 通民_운화, 天氣_운화 (천‧지‧인 활_동_운_화)

라. 증산도: 가을_개벽 (우주運行, 4계절, ~13만_지구年)

위 아우트라인을 보면 “홍익 민주주의‘의 창시자인 이 홍범 교수의 ”아시아 이상주의“의 근본은 우리나라의 홍익 사상과 한 철학은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 나와, 정조, 정 약용, 최 한기, 김 항, 최 제우를 거쳐 강 일순(호, 증산)으로 맥을 이어왔다는 이야기로 보여진다. 특히 하바드 대학 교수(국제정치학, 역사학 박사)로서, 우리 환단고기를 널리 세계 학계에 널리 알렸고, 아시아 이상주의 연구로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 서방 국가에 알려져 있는 이 홍범 교수의 명저, ”아시아 이상주의“에서 한국 홍익 사상과 한 철학이 근대에 와서 동학으로 집약되는 과정을 소개하여 설명한 내용은 우리나라 종교/사상사의 세계화에 커다란 이정표를 남긴 점을 높이 사, 그의 사상의 면모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나라 근대사 연구에 중요한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그(이홍범)의 책을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책의 개요, 그리고 동학사상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을 합쳐 보면, 우리나라 고유의 “홍익 정신” 과 “한 정신”이 오랫동안 중국의 유교, 도교 등에 의해 파묻혀 있다가, 정조 시대 이후에 한국 고유의 정신 회복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실학, 북학, 개화사상으로, 그리고 동학으로 연결된다고 하는 사상적 흐름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 홍범 박사의 저서 "아시아 이상주의(Asian Millenarianism)"와 이 홍범 박사의 사상에 관한 내용은 다음 싸이트를 참조 바람: https://gdlsg.tistory.com/2500 )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이런 사상(아시아 이상주의)의 흐름에 대해 설명이나, 정조부터 시작한 근대 사상가의 리스트의 흐름에 대한 설명이나 서로 간의 상호 연관 관계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었다. 다만, 김 항(주자학자로 도를 깨쳐 중국의 周易을 보완하여 이를 正易으로 재정립했다.)에 관한 언급을 거쳐 강일순(증산)으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았다. 강 일순은 흔히 증산교를 창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리 강사가 발표한 내용은 강 증산의 증산교(통칭 증산교를 리 강사는 구태여 증산도라고 수정하여 말하므로 아래에서는 증산도라고 하기로 한다.)의 핵심 개념인 “개벽(開闢)”을 설명하는 내용이 90%를 차지했다.

증산도(甑山道)는 이 “개벽”의 개념을 모르고서는 모두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이, 이것에 대한 그의 설명은 매우 열성적이며, 또 신념에 차 있는 듯했다. 증산도의 易 理論은 매우 정교한 수리 이론에 기초한 것이라 하는데, 위 사상가 중에 김 항의 ‘正易 理論’을 이어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증산도에서는 개벽의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우주는 한 바퀴 도는데 12만 8천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매 주기마다 한번의 봄 개벽과 가을 개벽이 있다. 그런데, 21세기에 곧 다가올 개벽은 가을 개벽인데, 가을 개벽은 그 한 번 주기의 중간 시점(6만 4년년?) 쯤에 일어나는 작은 개벽이라 한다. 이 가을 개벽은 머지 않아 3년에 걸쳐서 세 단계 즉, (1) 병란(兵亂). (2) 병란(病亂), (3) 개벽 을 거쳐 일어날 것이라 한다.

그 첫 단계인 병란은 한반도 북쪽으로부터 일어나 곧 중국 대륙에 넘겨 붙어 본격적인 판을 벌일 것인데, 이로 인해 한국인과 중국인 절반이 죽는다고 한다. 두 번째 단계인 병란은 한반도에서 발생한 세균은 세 달 만에 전 세게로 전념되는데 이로 인해 세계 인구의 90%가 죽지만, 한반도인이 그 지식과 道(증산도를 말하는 듯)를 바로 세우면 한 반도인은 이로 인해 죽는 숫자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 한다. 세 번 째 단계는 가을 개벽인데, 이때는 지구의 기울어진 축이 똑바로 서며, 태양을 주위로 도는 지구 공전의 궤도도 타원에서 원으로 바뀔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개벽이, 놀라운 변화인 것은 맞지만, 반드시 나쁜 것이 아닌 것은 개벽 이후에는 그동안 잘못되었던 여러 가지 음양 관계가 바로 설 것이며, 자연 환경도 오히려 그 이전보다 개선될 것이라 한다. (이상은 내가 들은 그의 강의를 간단히 요약한 것임.)

강사의 강의는 여기에서 끝났다. 그의 강의에서 증산도, 그 중에 특히 개벽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대체로 설명이 잘 된 것 같다. 그러나 시간 제약이 있어서인지, 증산도가 한국 근대 사상, 특히 “동학(東學)”으로부터의 흐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아니한 점과, 증산도의 근대 한국 사상으로서의 기여도를 언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끝을 맺은 점은 아쉬웠다. (독자들은 이 동학과 증산도와의 연관 관계, 그리고 증산도의 한국 근대 사상으로서의 의미와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공부가 더 필요할 듯하다.)

이번 발표 시간에 좀 늦게 참여하였지만, 리 강사의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이 또 한 사람 더 있었다. 고 예준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이사) 선생이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 지난 1월과 2월에 문연회 강사로 활약했던 고 선생은 남양주 중학교, 역사 담당 현직 교사인데 지난 1월에 우리 문연회와 인연을 맺은 이후로 우리 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우리 문연회 특별 회원이다. 이 날도 학교 시험 출제로 바쁜 일과를 다 마치고 참석했다,

제2부 회식 시간에는 이렇게 네 사람이 함께 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고 선생은 한국 사상에 관해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별세 (2018년, 향년,75세) 전에 이 홍범 교수가 한국에 나왔을 때도 만난 적이 있어 잘 안다고 했다. 고 선생은 회식 시간에도 컴퓨터를 켜 놓고 한국의 정신과 문회 알리기 회에서 제작한 여러 가지 자료를 보여 주면서 우리 문화 자랑에 열정을 쏟아내었다. 그녀는 문연인(文戀人= 우리 문화를 戀慕하는 사람)인 것이 분명했다. 조만간 한 번 더 발표 기회를 더 줄 수 있겠다고 하니 매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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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2019년 유월 문연회 모임 후기를 마칩니다. 그리고 이번 유월 모임으로 2019년도 전반기 문연회 모임을 마무리합니다. 여름 기간인 칠월과 팔월에는 휴회(休會)하고, 구월이 오면 2019년 후반기 모임을 재개하겠습니다. 그동안 문연 발표회에 참여해 주신 모든 회원 및 참가자들, 특히 발표회에서 훌륭한 발표를 해 주신 강사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무더운 칠월과 팔월에 피서 및 건강관리 잘 하시고,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구월 문연회 모임에서 다시 봅시다.

2019년 유월의 어느 좋은 날에...                                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