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도자가 그리워지는 하 수상한 세월>

                                                        2019년 문연회 11월 모임 후기

“10월 유신의 재평가”

11월 20일은 입동이 지나고도 열흘이 넘었지만, 거리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어서 아직 가을의 정취가 가시지 않은, 어느 맑은 날이었다. 문연회 11월 모임은 예와 같이 오후 다섯 시가 되기 전에 이태준 동기와 김성만 동기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이어서 여러 친구들이 도착하면서 강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문연회에 참석 인원은 모두 열세 명이었다. 지난 달보다는 약간 빠졌지만 그래도 많은 친구들의 발표회에 나와서 오래된 회원들과 이번 박정희 관련 발표를 통해 오게 된 새로운 회원(원래는 비회원이지만 이제는 회원으로 전환)들로 벅적거렸다. 참석자는 고승희, 구영승, 김성만, 김재삼, 신익순, 박동규, 이만재, 이태준(강사), 오원탁, 정석진, 정태승, 이상철, 최은식.

이윽고 시작된 문연 발표회. 지난 달 발표 제목 <인간 박정희>에 이어 이번에는 <10월 유신의 재평가>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시작했는데, 이 날 문연 발표회의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1) 박정희에 관한 악랄한 유언비어를 해명한다.

2) 박정희는 智德과 품격을 갖춘 지성인이었다.

3) 다시 도래하는 주한미군철수論과 10월 유신의 재평가

그런데 이번 발표는 지금으로부터 4~50 년 전의 가까운 과거인 1970년 대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의 우리의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주제들은 11월 문연 발표회가 있었던 날로부터 1주일이 지난 오늘까지 중요한 정치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백년 전쟁”

그 발표 내용 중에서 두번째 주제는 지난 달에 발표한 <인간 박정희>의 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면 첫 번째 주제에 관해서 살펴보자. “박정희에 관한 악랄한 유언비어”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한 것은 2012년에 소위 <민족 문제 연구소>에서 제작한 동영상, <백년 전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民族問題硏究所)는 재야운동가 임종국의 유지를 잇는다는 명분으로 설립된 단체로서, 1991년 2월 27일 '반민족문제연구소'로 시작하여 1995년 '민족문제연구소'로 개칭한 민간 단체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001년 12월부터 편찬사업을 펼쳐 2009년 11월 8일에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했다.

그런데 소식에 의하면, 문연회 다음 날(21일)에 <대법원 전원 합의체>는 그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방한 역사 다큐멘터리 “백년 전쟁”을 방영한 <시민 방송>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 제재가 부당하다며 원심 (1,2심)을 깨고 다시 재판하라고 했다. 이 <백년 전쟁>이라는 동영상이 어떤 내용이며, 또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에 대한 대해서는, 그 문제점을 설명한 여기에 첨부하는 동영상과 유튜브 해설을 참고해서 잘 판단해 보시기를 바란다.

https://youtu.be/caCWp1A91rU

https://youtu.be/zh4AN1gimzY

https://youtu.be/7mBkFdQNASY

“박정희는 왜 유신 정치를 시작했을까?”

그런데 발표자의 세 번째 주제는 또 다른 측면을 다루었다. 박정희 대통령 집권 후기인 1971년에 선포된 10월 유신의 재평가를 한미동맹 해체와 국가 안보의 위기 차원에서 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태준 강사에 의하면, 10월 유신의 필요성을 그 당시에 정치적 상황이었던 북한의 무력 도발 (예컨대 김신조 사건, 1968)과 닉슨 독트린(1971)에 의한 한미동맹 억제와 주한 미군 일부 철수로 유발된 국가 안보에 대한 위기가 1971년 10월에 촉발된 박정희 10월 유신의 동기였다고 한다.

또한 그 한미 동맹은 이 정부에 의해서 그간에 북한과 맺은 군사 협정과 지난 8월 22일에 선언된 지소미아 파기와 같은 외교 정책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날의 문연 토론회의 중요 주제가 된 것이다. 이 주제에 관한 토론에서 참가자들의 많은 참여가 있었다. 특히 그 날은 지소미아 효력 만료를 이틀 앞두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지소미아 파기 확정 여부에 대한 정부의 결정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이틀 후인 2019년 11월 22일 오후 여섯 기, 이 나라의 안보에 관련된 매우 중요한 정책 결정이 이루어졌다. 즉,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22일에 그 조약 종료를 천명한 <한일 군사 정보 협정>, 즉, 지소미아(GSOMIA)를 조건부로 연장했다. 조건부이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복원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국가 안보의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지소미아 완전 파기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안보 파국은 피했다.

“이 나라의 안보는 누가 책임지는가?”

그렇다면 왜 지소미아 파기가 우리의 안보에 그렇게 중요한가? 그것은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이는 한일 간의 군사 협력뿐만 아니라 한미 간의 군사 협력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이는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이며 논리적인 이유 때문이다. 이 논리는 이미 그간의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미국의 반응으로도 확인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에 진행되고 있는 지소미아 효력 연장의 합의에 대한 국내적, 그리고 국제적 입장에 관한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먼저 국제적으로는, 한일 양국이 각각 자국의 외교전의 승리라고 말하면서 위 합의의 조건과 그 이면에 그동안 진행되었던 과정에 대해서 서로 다른 소리를 내면서 그 관계가 험악해졌다. (한국은 이것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해소 협의 조건이라 하지만 일본은 이 합의가 수출 규제 협의와는 아무 조건 없이 이루어졌다고 함) 그 후 우리 정부는 이 일본 측 설명이 잘못되었다고 일본 관료에게 사과를 받았다고 하고, 일본 측은 아니라고 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물론 우리 정부의 말을 믿고 싶지만, 글쎄, 그간에 하도 거짓말을 많이 해서...

그런데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애초(지난 8월 22일)에 지소미아 연장 거부 결정을 한 것이 잘(제대로) 한 것이냐? 아니면 제대로 못한 것을 이제야 바로 잡는 것이냐에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것을 일본 측이 왜 우리를 부당하게 수출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시켰느냐로 공박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되면 “과거”에 일어났던.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 징용자 배상 판결로 확정한 것이 한국의 그 이전 한일 간 기본 협정에 배치된다고 하는 반론으로, 또 그 전에 한국 위안부를 위해 조성한 기금을 한국 측의 일방적 폐기 문제 등 끝없이 논란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미래”를 내다보면 향후에 있을 지소미아 협정 완전 복귀 문제와 한미 동맹, 자유 진영과의 연대, 북한의 비핵화 문제, 남북 대화 등 수많은 이슈로 파급될 것이다. 이것은 전부 우리의 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하 수상한 세월”

답답한 마음으로 우리는 회식장으로 향하였다, 발표회에 참여했던 친구들이 대부분 회식에 참여하여 문연회원들의 단합을 과시해 주었다. 우리는 무슨 낙으로 사는가? 먹는다는 것은 우리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또한 우리들의 삶의 즐거움을 제공해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회식(會食: 모여서 함께 먹기)은 우리들의 삶의 즐거움을 더욱 증가 시키는 행사임에 틀림없다.

두 달을 걸친 문연 발표회에서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논하면서 우리는 현재 이 나라, 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위대한 지도자는 고사하고 보통의 지도자조차 아쉬운 이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자문해 본다, 이 시대는 진정 지도자 부재의 시대인가?

그러나 우리의 삶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니, 이 시대는,  이러한 삶의 즐거움을 우리와 우리 국민 모두가 계속 누리기 위해서, 또 우리들 자녀들과 그들의 세대가 계속해서 누리게 하기 위해서, 우리들이 하여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또 행동하지 않을 수 없는 정말 하(!) 수상한 세월이다.

2019년 저물어 가는 11월에... 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