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삼목회를 준비하며... (강사 : 이태준)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인문학 공부, 특히 文史哲을 좀 했다고 하는 주변 친구들한테 하기 어려운 질문이 몇 가지가 있다. 순서 없이 얘기하자면... “역사란 무엇인가?”, “인생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같은 질문인데... 인문학의 반대를 공부한 난 눈치없이 급하게 대답을 한다. 역사란 “지나(過) 간(去) 일에 대한 기록과 성찰”이다. 그런데 역사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의 답은 다르다. 역사란 “있었던 일의 기록이며 평가이며 후대에 의해 재창조되는 것”이다. 아니! 이 건 무슨 말인가? 역사가 바뀔 수도 왜곡될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인류 역사는 사실과 다르게 기록된 경우가 많다는 추론이 가능하고 앞으로도 역사 해석의 이해 관계에 따라 史實이 많이 바뀔 수 있다 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史實은 事實과 많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史는 무슨 뜻일까? 있었던 事實의 기록일까? 기록된 史實일까?

재야사학자? 역사비평가? 이태준에게 12월 삼목회 강연을 부탁했고 어렵사리^(註) “알았다.”라는 답을 얻어냈다. 그리고 일주일쯤 지났을까? 이런 회답이 왔다.

19세기 열강은 정말 조선에 문호개방과 통상을 요구하였던가?

우리는 학생시절 서구 열강들은 앞다투어 조선에 문호개방과 통상을 요구하였고 대원군은 이를 거부해 쇄국정책으로 대처했다고 배웠다.

서구 열강들은 조선의 무엇을 바라고 문호개방을 요구하였으며 조선에 대해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강압적으로 통상을 요구하였을까?

당시의 세계사적 지식과 정보 통신의 미비로 그랬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기술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항상 선량한 피해자요 타민족은 호시탐탐 침략과 약탈을 노리는 도적떼라는 피해의식에서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우리 근현대사에는 이런 약자의 피해의식에서 그랬을 것이라는 추측이 기정사실로 자리잡고 역사적 정설이 된 부분이 곳곳에 보인다.

역사는 전체로 말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단락을 말하려니 그 이전과 그 이후를 잘라내고 하나의 상황만을 놓고 역사 운운하기는 더 어렵다. 그러나 이태준은 단락을 놓고 전체를 말하려는 것 같다. 부분은 전체의 부분이고 전체는 부분의 합이다. 그런데 전체가 solid가 아닌데 잘라낸 한 부분을 보고 어찌 전체를 말하겠는가? 다만 그는 우리 근대사의 한 단락을 통해 해석의 오류와 왜곡을 찾아내고 "역사라는 거대한 물줄기는 올바른 해석을 통해 옳은 방향으로 틀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를 좀 공부했다는 사람들의 할 일 아니겠나?"하는 그의 생각을 말하려는 것 같다. 150 여년 전의 역사를 통해 배우면서 지금 동아시아 주변에 다가오는 새로운 힘의 충돌과 그 뒤의 균형 역학을 바라보자는 얘기 아니겠나?

“이 놈들아, 역사란 이런 거야!”라는 그의 목소리가 벌써 들린다. 들어보자! 늘 화가 나있는 그에게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듣게 되다니... 별 일이다. 난 그에게 거꾸로 묻고 싶다. “야! 태준아. 무엇이 역사냐?”

12월 지나면 2016년이다. 우리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돌아보면 50년도 역사의 단락이다. 우리들이 기껏해서 50년을 두 번 사는데... 우리들의 역사가 역사가 아니라면 어떡하라고. 이태준이 말하려는 조선의 19세기 중엽 그리고 말엽은 지금부터 150년 전 역사다. 50년을 세 번 소급하면 만나는 時...間! 그 때 우리 어른들은 무슨 생각 무슨 정세 판단을 갖고 서해로 들어온 異樣船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그리고 異樣船의 외계인 선장님은 朝鮮에 왜 찾아 들었을까? 글쎄다. 그 걸 알았다면 우리 역사가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2015년 12월 17일 오후 5시 30분... 이태준이 답을 내놓을까? 글쎄!

註(어렵사리) : 이태준을 삼목회 강단에 세우는데 7년 걸렸다. 이런 저런 핑계로 술수를 부리다가... 얼마전 삼목회 문 닫을꺼야 했더니 고개를 내민다. 많이들 오시게.

■ 모임 시간 : 2015년 12월 17일(셋째 목요일) 오후 5시 30분

■ 모임 장소 : 강남시니어플라자 6층 다목적실 / 분당선 9호선 선정릉역 4번 출구(2번째 건물)

■ 강연 주제 :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부제 :   서해바다에 나타난 異樣船

■ 주제발표자 : 이태준 동기 / 재야 역사학자

■ 후원 :  회비 2만원 / 후원은 자유!

■ 부부동반하여 오십시요. 우리들도 역사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