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삼목회를 준비하며... (강사 : 이일항)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AlphaGo와 인간 대표 이세돌 9단과의 역사적인 첫 대국에서 AlphaGo가 불계로 이겼다는 소식을 전하며 오프라인 언론과 온라인 매체들이 너도나도 ‘충격적!’이라는 기사 제목을 달고 있다. 나는 예정된 다섯 차례 대국 가운데 네 판이 남아있는데다가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일어날 일이 조금 앞당겨져 일어났을 뿐이라고 애써 충격을 감춰보지만 내게도 가슴 두근두근했던 관전의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내가 네 시간 동안이나 너무 일방적으로 인간 편을 들었기 때문일까?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CEO가 트위터에 이런 소감을 올렸다고 한다.

“We landed AlphaGo on the moon!”

1969년 7월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뒤 달 표면에 발을 딛고 가벼워진 중력에 토끼걸음하면서 닐 암스트롱 선장이 했던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라는 말을 연상케 하는 의미있는 말이다. 아마 두 사람 모두 성공을 생각하며 미리 준비했던 말이 아닐까?

나는 인간 대표가 인공지능 로봇과의 바둑 대결에서 패했다는 아쉬움보다 인류 역사 최초로 인공지능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이 중요한 세기의 이벤트를 맞아 인간 대표께서 만에 하나라도 질 경우를 생각하고 왜 멋진 말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We landed AlphaGo on the moon!”이라는 말보다 더 멋진 말을 그가 했다면 지더라도 오히려 더 명예스러울 수 있고 앞으로 몇 세기 동안 두고두고 21세기의 대변화를 상징하는 명언으로 남았을 텐데... 말이다. 예를 들자면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그래도 지구는 돈다.” 같은 헷갈리는 명언이나 스티브 잡스의 “Stay hungry, stay foolish.” 같은 시대적 역설적 명언! 아니면 손자병법의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착한 자의 으뜸”이라는 옛날 지혜는 또 어떤가?

“질 것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너무 놀랐다.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하게 경기를 해낼 줄 몰랐다.”고 언론에 고백하는 이세돌 선수의 2% 부족한 말 대신에 이렇게 말했다면 전세계의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

“언젠가 일어날 일이 오늘 일어났을 뿐이다. 내일은 더 놀라운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이다. 늘 이런 새로운 변화가 인류를 진화시켜온 것이 아닌가?”

2월 삼목회에서 이일항이 이런 말을 했다.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을 전자시대라 하고 그 중심에 실리콘밸리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과학(산업)의 발전과정에서 전자의 한계를 느낀다. 앞으로는 광자시대가 오고 光子 밸리가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다.”

빛의 과학자가 하는 말이니 믿어야겠지만 電子와 光子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몰라도 괜찮다. 다만 시대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변화를 감지하면 된다. 변화는 과학자가 이끌고 그 책임은 과학자가 진다. 오늘 만난 알파고는 과학자가 만들고 있는 수십만 로봇 가운데 하나의 로봇일 뿐, 여러 분야에서 많은 로봇이 만들어지고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胎中에서 생각보다 빠른 진화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 않겠는가? 그들의 태(胎)어 남(生)이 무섭고 한편 설렌다.

이일항 교수가 2월 삼목회에서 못다 했던 “빛의 신비와 인간 문명” 강연을 들으러 3월 삼목회에 모이자.

그런데 혹시나 '빛 이야기' 에 앞서 'AlphaGo 얘기' 가 나와 얘기가 그 쪽으로 흘러가다 보면 지난 2월처럼 90분이 금방 지나가고 강연을 미쳐 못다 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러면 2월에도 그러했듯이 3월에도 그러하고 4월에도 그러하리라!

일항아! 혹시 AlphaGo와 작곡하기나 글짓기나 또는 노래 부르기 아니면 서로 웃기기, 춤추기 같은 시합을 한다면 로봇이 이길까? 인간이 이길까? 바둑이란 게 사실 수학이라... 오늘 대국은 '경우의 수' 게임이고 보니 로봇이 인간보다 훨씬 유리한 수학경시대회였지만 EQ 겨루기로 하면 어떨까? 그래도 로봇이 이길 꺼라고? 인간적인 감성게임인데도? 그렇다면 앞으로 로봇에게서 인간의 도리를 배우고 인공지능으로부터 세상사는 법과 자연 육감을 배워야 하나? 아니겠지... 인간은 로봇을 이긴다. 아니, 로봇의 주인이다.

자네의 2월 강연에 이은 2부 강연이 기다려지는구나. 이제 일주일이 남았네?

 

■ 모임 시간 : 3월 17일 오후 5시 30분



■ 모임 장소 : 강남시니어플라자 3층 세미나실

                  분당선 9호선 선정릉역 4번 출구(2번째 건물)

■ 강연 주제 :  “빛의 신비와 인간 문명”

■ 주제발표자 : 이일항 동기 / 인하대학교 IT공과대학 정보통신공학과 명예교수

■ 후원 :  회비 2만원 / 후원은 자유! 이번엔 제가 하겠습니다.

■ 부부동반하여 오십시요. 세상은 온통 '빛과 어두움' 입니다.

2016년 3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