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과 때”

우리는 일상의 일들을 주위 상황에 따라, 그리고 그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 따라, 언제(when), 어디서(where), 누구(who)와 무엇(what)을 어떻게(how) 해야 할지 결정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많은 경우 이런 결정들은 또한 우리들의 일상이 되어서 거의 별 고민을 하지 않고 수행해 나간다. 그런데 더러는 좀 더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제 일흔을 살아온 우리들 인생을 돌이켜, 이러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언제였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 수 또한 적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자, 우리들은 이러한 결정들을 어떻게 했을까? 이런 결정은 나 혼자의 결정일 경우에는 합리적 사고나 감성적 사고에 의해서, 또는 상황이 되어가는 대로 맡기고 주변의 영향을 받아 결정할 경우도 있었고, 가정사에 있어서는 가족과 함께 의논을 통해서, 또는 회사 일에서는 직원들과 함께 상의해서 결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떤 의사 결정들의 영향은, 개인사거나, 가정사거나, 생업사(生業事)이거나 간에, 향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매우 큰 것이 있어서, 그 결정을 쉽사리 짓지 못하는 일들이 생긴다. 이런 경우에 우리 크리스찬들은 기도(祈禱, prayer)라는 것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나고 묻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기도하는 도중에 성경의 말씀을 깨달음으로, 주위 어떤 이의 조언으로, 또는 상황의 전개 등으로 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얻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그것과는 다르게, 우리의 의사 결정은 이미 되어 있으나, 그 일의 성취 여부가 우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사람들의 의사에 달려 있는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우리는 기도하면서 이번에는 이 일(우리가 원하는 결과)이 꼭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간구(懇求)한다. 그런데 보통 이러한 기도가 이루어지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그럴 때 우리는 그 결과를 해석해야 하는 과제에 당면한다. 더러는 내 기도가 충분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다가도, 내가 좀 무리한 것을 (하나님께) 부탁했을지도 모른다거나, 또는 이 일은 하나님의 관심사밖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등 내 자의(恣意)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성경에는 하나님께서는 구하는 자녀에게 좋은 것으로 주신다고 적혀 있으므로 (마태복음 7장 11절), 우리의 이루어지지 않은 기도도 우리에게 좋은 것이다라고 생각하도록 노력했다. (이루어지지 않은 기도를 감사할 수 있어야 신앙적으로 성숙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돌아볼 때 실제로 이 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훨씬 좋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좀 더 나아가, 어떤 결과에 대한 소원의 정도가 매우 커서 그 원하는 결과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크나큰 좌절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이 결과가 꼭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경우이어서 그것이 아닐 때에 맞이하게 되는 좌절의 정도는 매우 클 수가 있다. 그 결과가 정말 우리에게 필요하고 좋은 것이라면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이루어 주실 것이 분명한데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생각해 봐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것은 우리의 믿음에 시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알아야 할 하나의 지혜가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때가 우리의 때와 일치하지 않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음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인내가 필요하다. 인내, 그렇다! 참고 기다리는 동안에 그 기도의 제목이 조금 늦게, 어쩌면 다른 형태로 성취되는 것을 과거에 많이 경험하지 않았던가? (전도서 3장 1~8절 참조)

벌써 우리는 2017년 사순절 기간의 한가운데에 와 있다. 예수님의 수난을 상기하고, 2017년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고민하고 그 가운데 숨겨진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는 기간이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간구할 것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이 오늘 나에게, 내 가족에게, 내 기업에게, 이 사회에, 이 나라에 무엇을 가져올 것을 기도해야 하나? 하나님의 우리를 향하신 뜻은 과연 무엇일까? 그 뜻을 알게 해 주시기를 기도하고, 또 그 하나님의 때를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하자.

첨부 1: 안드레아 보첼리의 “The Lord's Prayer(주기도문)” 중에서 주목해야 할 문구는 “Thy Will be Done on Earth, as it is in Heaven" "하나님의 뜻(Thy Will: 당신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이며,

첨부 2: 마라나타의 “In His Time(그의 시간에)”에서 주목해야 할 문구는 “하나님의 때 (In His Time: 그의 시간에, 또는 In Your Time: 당신의 시간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