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참 목자와 거짓 목자
(2018년 7월 15일 경기고 62회 신우회 월례 예배)
본  문 : 예례미야 23:1~4

   오늘 말씀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남왕국 유다의 선한 임금 요시야가 므깃도 전투에서 예기치 않게 전사한 후 나라의 운명은 급속히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요시야의 아들 여호아하스가 왕위에 올랐지만 석 달 만에 애굽에 인질로 끌려갔고 그의 형제 엘리아김이 여호야김이라는 이름으로 왕위를 계승했습니다. 그 여호야김이 한 동안 바벨론에게 충성하다가 배신했습니다. 그러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올라와 그를 치고 그를 쇠사슬로 결박하여 바벨론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여호야김의 아들 여호야긴이 여덟 살에 왕위에 올라 석 달 열흘 동안 나라를 다스렸는데 그도 또한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했더라고 성경은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자 느부갓네살이 사람을 보내어 여호야긴을 바벨론으로 잡아가고 그의 숙부 맛다니야를 왕으로 세우고 그 이름을 고쳐 시드기야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 시드기야가 왕이 된 지 11년 만에 또 바벨론을 배신했습니다. 그러자 바벨론 군대가 와서 예루살렘을 공격했습니다. 결국 시드기야는 포로가 되어 눈이 뽑힌 채 바벨론으로 끌려가 거기서 죽었습니다. 바벨론 군대는 예루살렘 성전과 왕궁을 불사르고 많은 백성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이것이 주전 587년의 일입니다.(역대하 35장, 36장 참조)

   선지자 예레미야의 예언은 남왕국 유다가 멸망하기 직전에 선포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예언의 핵심 내용은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와 그 나라의 운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는 내 목장의 양 떼와 목자라는 표현을 통해서 무엇보다 먼저 이스라엘 나라와 그 백성은 하나님의 소유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때문에 여기서 그가 목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왕들과 그 왕들을 모시는 신하들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그는 이 짧은 말씀, 즉 1절부터 4절까지 말씀이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어째서 그렇게 강조하고 있습니까? 그 까닭은 선지자들이 선포하는 말씀 중에도 하나님의 말씀 아닌 것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런 선지자들을 가리켜 거짓 선지자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참 선지자가 전하는 말씀보다 거짓 선지자가 전하는 말씀을 사람들은 더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 목자가 되었든지 거짓 목자가 되었든지 그것이 오늘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학자들의 말처럼 목자가 왕이나 그의 신하들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라면 오늘 우리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양 떼를 일부러 흩어지게 했습니까? 아니면 그들을 멸하기라도 했습니까? 우리는 그럴 능력도 없지만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가 외치고 있는 말씀이 오늘 우리의 가슴에 별로 와 닿지 않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나 꼭 그렇게 생각할 것은 아닙니다. 최근 우리의 경험에 비춰 보면 정치는 우리와 별로 상관이 없는 주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2017년 5월 새 정부를 출범시킨 우리 국민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 닿는 주제이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국민은 투표를 통해서 의사를 표시할 뿐 후에 벌어지는 일은 선출된 정치 지도자의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지도자와 국민의 관계가 늘 그렇지 않습니까?

   국민은 지도자가 국민의 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능력을 발휘해 주길 바랍니다. 성경적인 언어로 바꾸어 말한다면 정의와 공의로 나라를 다스리기를 기대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기대는 종종 실망이라는 벽에 부딪치지 않습니까? 정치 지도자들은 일단 권력을 잡으면 그 맛에 취해 궁극적 목표가 백성의 행복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위신을 세우고 힘을 행사하는 일에만 몰두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되지 않습니까?  때문에 우리 성도들은 자신이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에 앉지 않을지라도 주어진 권력을 바르게 행사하는 법에 대해서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다양한 형태의 힘을 행사하며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현실적으로 회사와 직장 등 특정한 조직 사회 안에서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힘을 행사하지 않습니까?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녀에게 힘을 행사합니다. 학교에서는 선생이 학생에게, 교회에서는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힘을 행사합니다. 예외인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본문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힘을 행사하는 원칙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도자가 최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은 정의와 공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정의와 공의를 구현하는 하나님의 대리자이셨듯이 이제 그 주님을 믿는 우리도 주님처럼 정의와 공의를 구현할 책무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대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아니 됩니다. 하나님의 공의를 앞세우고 필요하면 싸움도 불사해야 하는 것이 주님을 믿고 따르는 오늘 우리의 모습이 되어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주님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결코 부인할 수 없는 도리이며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가르침을 삶으로 살아내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리고 그 까닭은 다름 아닌 우리의 욕심 때문입니다. 우리는 욕심을 잘 다스리지 못합니다. 우리는 욕심이나 욕망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경도 여러 차례 그 사실을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까? 야고보서 1장 15절 말씀입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또한 디모데전서 6장 10절 말씀입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그리고 요한일서 2장 16절 말씀입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정의와 공의라는 원칙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 요소가 바로 우리 자신이고 우리의 욕심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주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입니다. 주님은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본체이시지만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자기를 비우셨습니다. 그리고 종의 형체를 가지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빌 2:6 참조) 이 주님이 바로 우리가 본으로 삼고 따라야 할 분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을 진짜 믿는다면 자기의 모든 욕망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신우회원 여러분! 함께 예배드리는 가족 여러분! 그렇게 용기 있게 결단한 사람을 우리는 주님의 참 제자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주님을 따르는 제자가 참 목자로서 주님이 맡기신 양 떼를 생명 길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그 때 비로소 우리는 더 이상 절망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의 소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죽도록 충성함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주님의 보좌 앞에 섰을 때에 “잘 했다!” 칭찬 듣는 참으로 복된 주님의 참 제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