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본문 : 이사야 60:1~3

   오늘 봉독한 본문 말씀은 두 개의 명령형 동사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먼저 ‘일어나라!’는 말과 ‘빛을 발하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명령은 이제 새로운 일이 시작되어야 함을 알림과 동시에 이 명령을 듣는 이스라엘이 그 일을 주도적으로 시작해야 함을 알리는 말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고 있는 새로운 일의 시작이란 이스라엘이 갖고 있는 어떤 능력이나 역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깊은 절망에 빠져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찾아오셔서 새로운 사명을 맡기셨기 때문에 그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찾아오시는 하나님이라는 개념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익히 알려져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늘 성전이라고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예루살렘 성전이 주전 587년 바벨론의 침공을 받고 붕괴되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생각했던 성전이 그들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는 말입니다. 때문에 바벨론 포로기 동안 활동한 선지자들은 그 성전 부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선지자 에스겔의 예언도 그런 사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도달한 나라들에서 내가 잠깐 그들에게 성소가 될 것이다.”(겔 11:16하반절)

   사실 찾아오시는 하나님이라는 개념은 출애굽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의 삶 속에서도 이미 나타난 바 있습니다. 일찍이 모세는 애굽에서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때문에 모세는 오랫동안 미디안 광야에 머물면서 희망을 잃어버린 채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는 애굽에 있는 동포를 그리워했지만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바로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 있던 그에게 하나님께서 친히 찾아오셔서 새로운 사명을 맡기지 않으셨습니까?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이끌어내어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데리고 가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하나님께서 찾아오셔서 그에게 맡기셨다는 말입니다.

   바로 그 하나님께서 이제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새로운 사명을 맡기기 위해서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그 사실을 선지자 이사야는 ‘네 빛이 이르렀다!’,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다!’ 그리고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날 것이다!’라고 분명히 외쳤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명령을 듣는 대상은 누구입니까?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서 말씀하시는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은 매우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명령을 듣고 그 뜻대로 행해야 하는 대상은 약간 애매한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그 대상이 어떤 선지자나 제사장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이스라엘 나라 또는 이스라엘 민족 공동체 전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명의 내용은 과연 어떤 것입니까? 하나님께서 펼치실 새로운 역사, 즉 이스라엘에게 맡기신 사명은 한 마디로 ‘빛을 발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좀 더 구체적으로 그 사명의 의미를 말하라면 먼저 가난한 자, 마음이 상한 자, 포로 된 자 및 갇힌 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의 사명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은혜의 해를 선포하고 그들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또 다른 사명은 정의를 구현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경제 정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일에 앞장 서는 것입니다. 선지자 이사야가 분명히 선포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사야 62장 8절, 9절 말씀입니다. “여호와께서 그 오른손, 그 능력의 팔로 맹세하시되 내가 다시는 네 곡식을 네 원수들에게 양식으로 주지 아니하겠고 네가 수고하여 얻은 포도주를 이방인이 마시지 못하게 할 것인즉 오직 추수한 자가 그것을 먹고 나 여호와를 찬송할 것이요 거둔 자가 그것을 나의 성소 뜰에서 마시리라 하셨느니라.”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은 막연하거나 추상적인 것이 결코 아닙니다. 경제 정의 구현이라는 매우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오늘 우리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그런 사명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맡기셨습니까? 그 까닭을 우리는 먼저 본문 1절 말씀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뭐라고 기록되어 있습니까?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임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 말은 지금까지 어둠 속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스라엘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빛이 그들에게 임했습니다. 그리고 또한 여호와의 영광이 그들에게 임했습니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일어나 빛을 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본문 2절 말씀에서 좀 더 분명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이스라엘에게 빛이 이르렀고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기는 했지만 세상은 아직도 어둠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아니 됩니다. 뭐라고 기록되어 있습니까? “보라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선지자 이사야가 바라본 세상은 극히 대조적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여 환하게 빛나는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나라와 백성들은 아직도 짙은 어둠에 싸여 있습니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런 대조적인 상황을 보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세상을 향한 자신들의 사명을 분명히 깨달아야 했습니다.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빛을 비추시며 그 빛을 받은 이스라엘이 다시금 어둠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을 향하여 빛을 비출 것을 하나님께서 분명히 명령하시지 않았습니까?

   여기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도리 한 가지를 배워야 합니다. 하나님의 빛이 임했기 때문에 일어나 빛을 발하라고 명령하신 것은 이스라엘이 어둠이 지배하고 있는 세계에 대해서 어떤 특별한 물리적 영향 같은 것을 주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이스라엘이 빛 가운데 거하면서 자신의 변화를 통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초대 교회 성도들의 유무상통하는 모습을 보고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사도행전 2장 47절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사랑하는 신우회원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선지자 이사야가 본 그 환상이 바로 초대 교회의 모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나라들은 네 빛으로, 왕들은 비치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리라!”(사 60:3)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전도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사도 바울의 말처럼 우리가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기만 하면(엡 5:8 참조) 세상 모든 사람들은 생명을 주시는 참 빛으로 달려오게 마련이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일어나 빛을 발하여 많은 사람들을 참 생명의 빛으로 세상에 오신 주님 앞으로 인도함으로 말미암아 장차 그 주님 앞에 섰을 때에 잘했다고 칭찬을 듣는 참으로 복된 빛의 자녀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