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복과 저주
(2019년 2월 17일 경기고 62회 신우회 월례 예배)
본문: 예레미야 17:5~8

   성경은 우리 인생에 두 가지 길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을 떠난 삶의 길이며 다른 하나는 하나님을 의뢰하는 삶의 길입니다. 그리고 전자는 저주를, 후자는 복을 받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 봉독한 본문 말씀을 보면 하나님이 친히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해서 어떤 사람이 저주를 받을 것이며 또 어떤 사람이 복을 받을 것인지 비교하면서 말씀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비록 작은 차이에서 시작되지만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게 된다고 말씀하시고 있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면서 기대하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을 받는 것입니다. 복에 대한 간절한 기대는 사람들의 기도 제목에 늘 등장하는 가족의 건강, 사업의 성공, 고시나 시험 합격에 대한 열망 등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런 기도가 이루어지면 자신의 공로를 내세우기 십상이라는 것입니다. 반면에 기도한 대로 되지 않거나 미처 생각지 못했던 어려운 일이 닥칠 것 같으면 ‘내 기도의 열심이 부족했는가?’, ‘내 잘못 때문에 이런 화가 온 것은 아닌가?’하는 좌절감이나 죄책감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점점 더 심하게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오늘의 위기 상황은 알고 보면 복과 저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세속적이고 또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복이라고 가르친 결과 많은 사람들이 지나친 기복주의, 개인주의, 그리고 물량주의에 빠져서 교회의 위기 상황을 한층 더 심화시키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19세기 말 기독교 복음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때로부터 교회는 교육, 의료, 계몽 운동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후 일제 식민 통치와 해방, 그리고 이어지는 전쟁의 참화와 폐허 속에서 교회는 사회적 공신력을 얻었고 그 결과 지극히 짧은 선교 역사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때 1,000만 명 이상의 교인 수를 자랑하던 교회는 80년대 정체기를 거쳐서 이후 교인 수의 급격한 감소와 약 20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이른바 가나안 교인(믿음은 있지만 기존 교회를 떠난 신자)의 급증이라는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안타까운 현상은 교회가 사회적 공신력을 잃어버린 결과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에는 이른바 세속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번영신학, 교파주의, 개교회주의, 교권주의, 신비주의, 더 나아가 불의하고 악한 사회에 대한 침묵과 방관에 빠져서 교회의 사명을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겸손히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교회는 여기서 교회의 역할과 사명이라고 하는 본질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복입니까? 성경이 소개하고 있는 진짜 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복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성경이 말하고 있는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입니다. 그렇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복의 근원은 하나님이십니다. 때문에 참 복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복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복이란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즉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실 때 그것이 참 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때문에 하나님이 함께 계시지 않는 개인, 가정, 사회는 그 자체가 불행이요 화가 된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참 복은 하나님을 바로 알고 그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일찍이 주님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며 이루리라.”(요 15:7) 어떻게 복을 받는다고 했습니까?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합니까? 먼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를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려면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고 그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또 의지해야 합니다. 여호와 하나님만을 진짜 믿음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을 삶의 주인으로 인정하며 그 하나님 말씀에 전적으로 복종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과 그 말씀에 순종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숨길 수 있어도 하나님께는 그 무엇도 숨길 수 없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반면에 본문 5절 말씀처럼 무릇 사람을 믿으며 육신으로 그의 힘을 삼고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은 자입니다.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떠난 사람이라고 한 것이야말로 오늘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교회의 자화상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마귀 사탄이 예수님조차 시험하려고 했던 이런 물질적이요 형태적이요 현상적인 복에 대한 집착과 추구는 언제나 하나님의 백성을 유혹하고 시험하여 올바른 믿음을 잃게 만드는 세속화의 도구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이 오늘 교회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62회 신우회원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우리는 복을 받아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받아야 합니다. 그 복을 받고 마음껏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 이상 사람을 믿지 말아야 합니다. 더 이상 육신으로 힘을 삼지 말아야 합니다. 결코 우리의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오직 복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또 의뢰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물 가에 심어진 나무와 같이 늘 풍성한 결실이 그치지 않는 참으로 복된 하나님의 자녀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