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2019년 5월 19일 경기고 62회 신우회 월례 예배)
본  문: 요한복음 13:34~35

   세상 만사가 다 때가 있습니다. 크고 작은 모든 일에 다 때가 있다는 말입니다. 일을 시작할 때가 있는가 하면 그 일을 끝낼 때도 있습니다. 전도서 3장 말씀을 보면 모든 일의 때가 있다는 사실이 잘 그려져 있지 않습니까?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일의 끝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요 다만 알 뿐 아니라 그 일을 가장 잘 끝내는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방 후 우리의 역사를 봐도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여러 명의 정치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중 그 누구도 나라와 민족을 잘못된 길로 이끌려고 한 사람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과를 놓고 보면 모두 끝이 좋지 못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습니까?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일을 끝낼 때를 알지 못해서 제대로 끝내지 못한 까닭 외에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한국 교회의 위기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성도들이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주님이 맡기신 주님의 양떼를 돌보도록 위탁을 받은 목회자들이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을 맡았다는 것은 그 일을 맡기신 주님과 언젠가는 모든 것을 결산할 때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의외로 많은 목회자들이 전혀 결산할 때가 오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요한복음 13장 1절 말씀을 보면 아주 분명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쉽게 말해서 이제 며칠 후면 죽으실 것을 주님은 아셨다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다만 때가 다 된 줄 아셨을 뿐만 아니라 하셔야 할 일도 분명히 아시고 그대로 행하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왜 이런 말을 하는가 하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대체로 마음이 급해져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자들의 경우를 놓고 봐도 잘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주님이 십자가를 지실 때가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들끼리 서로 누가 더 높으냐 하면서 엉뚱한 논쟁이나 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복음 전파를 맡기셔야 할 텐데 아직 제자들은 복음에 입문조차 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주님이 얼마나 답답하셨겠습니까?

   그러나 주님은 당황하시지 않고 하셔야 할 일을 차분하게 하셨습니다. 가르치셔야 할 것을 몸소 실천해 보여 주시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습니다. 요한복음 기자는 아주 정확하게 그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그냥 말로만 하는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친히 제자들의 더러워진 발을 씻어 주신 놀라운 사랑의 실천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산 교육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주님이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 13:14~15)

   그러나 주님의 가슴을 매우 아프게 한 인물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가 바로 그 장본인이었습니다. 때문에 주님은 심령이 괴로워 증언하여 이르셨다고 요한복음 기자가 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요 13:21) 주님의 말씀을 듣고 가룟 유다가 곧 나가니 밤이었더라고 성경은 또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신자 가룟 유다가 나가고 난 후 주님은 오늘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가장 비참하고 잔인한 십자가 처형이 기다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영광을 받으셨다고 말씀하셨고 뿐만 아니라 하나님도 십자가를 지시는 그 주님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다고 분명히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길게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도 십자가 없는 영광이란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이제 주님은 제자들에게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 말씀, 아니 그 주님의 명령은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명령이었습니다.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명령이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뭐라고 명령하셨습니까?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4~35) 

   여기서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먼저 주님은 새 계명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전에는 없던 계명이라는 것인데 그러나 우리가 알기에는 이웃 사랑에 관한 계명은 이미 오래 전에 모세를 통해서 주셨습니다.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레 19:18 하반절) 하지만 주님이 지금 제자들에게 요구하시는 사랑은 전에는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는 자신을 완전히 줌으로써 인간적인 조건과 한계를 뛰어넘는 사랑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주님이 친히 십자가에서 보여 주신 그 놀라운 사랑을 요구하시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아울러 주님은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짝사랑과 같은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라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오늘 우리도 먼저 교회 안에서 구체적으로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새 계명은 순종하고 실천해야 마땅한 명령이라는 사실도 결코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교회는 복음 전도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주님의 지상 명령을 오늘 우리가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오직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습니다. 주님도 분명히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

   사랑하는 신우회원 여러분! 그리고 함께 예배드리는 가족 여러분! 주님은 오늘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아니 강하게 명령하신다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분명히 명령하십니다. 그러나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약속하신 성령이 우리 모두에게 충만하게 임하시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성령 충만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그 놀라운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실천하는 신기하고 놀라운 그 사랑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주님의 참 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 아니겠습니까? 말씀에 순종하여 뜨겁게 서로 사랑함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구원의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참으로 충성스러운 부활의 증인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