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자다가 깰 때
(2020년 9월 20일 경기고 62회 신우회 월례 예배)
본문: 로마서 13:8~14

   예수님께서 왜 이 땅에 오셨습니까? 천국, 즉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성경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요한이 잡힌 후 예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여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막 1:14~15)

   이전에 많은 선지자들도 다가올 하나님 나라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선지자들과는 달리 앞으로 다가올 하나님 나라와 함께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를 소개하셨습니다. 그 주님을 믿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하나님 나라를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온전히 그 나라에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무슨 말입니까? 육체의 욕망이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지 않습니까?

   때문에 우리는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이 말한 것처럼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 나라 백성다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빚 외에 다른 빚을 져서는 아니 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서로 사랑으로 행하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도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떻습니까? 낮에 속해 있습니까? 행여나 밤에 속한 자처럼 행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도 바울은 우리가 낮과 같이 단정하게 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믿음으로 구원받고 이미 하나님 나라를 맛본 우리는 이 세상에서도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도 우리를 가리켜서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주님은 또한 말씀하셨습니다. 그 빛을 사람들 앞에 비취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좀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삶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을 바꿀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참 빛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 빛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왜 그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까? 그 까닭은 어둠에 너무 익숙해서 어둠에 싸여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워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또 시대에 대한 분별력이 부족한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매우 위험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현재 자기의 모습에 익숙해져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삶에 푹 빠져 있을 것 같으면 부족한 것과 약한 것을 잘 보지 못하게 마련입니다.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곤고하고 가련하고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었으나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계 3:17)고 착각하기 쉽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시급하게 요구되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자기 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합니까? 우리가 계속해서 진지하게 묻고 또 대답해야 할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목사의 글을 SNS 계정을 통해서 공유했습니다. 부산 샘터교회 안종덕 목사라는 분이 쓴 “코로나 시대가 전해 주는 메시지”라는 글입니다. 대통령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읽고 공유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목청을 높이고 있지만 별로 요란하지 않은 이 글만큼 제 가슴에 와 닿는 글은 없는 것 같아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막말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입니다.

   “손을 자주 씻으라!”는 것은 “마음을 깨끗이 닦으라!”는 뜻입니다. 마음의 거울을 닦으면 자신이 보이고 마음의 창을 닦으면 이웃도 보일 것입니다.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 하라!”는 뜻입니다. 사람끼리 모여 살면서 서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 말라는 말입니다. 공기와 물과 자연의 생태계를 돌보며 조화롭게 살라는 말입니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 마음이 넉넉하여 모든 것들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위안을 얻거나 사람에게 보이려고 예배당에 가지 말고 천지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말입니다. 어디서나 고요하게 하나님을 대면하면 그 나라와 그 뜻에 가까이 이르게 될 것입니다.

   “집합을 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뜻입니다.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 되라는 말입니다. 우는 이들과 함께 울고 무거운 짐을 홀로 진 이들과 나눠진다면 세상은 사랑으로 포근해질 것입니다.

   문 대통령 집권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정, 그리고 소통이라는 말에 주목하고 또 기대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처럼 기대는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지금 실망한 많은 사람들이 문 대통령을 심하게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심한 공격을 받아도 잘못을 시인하고 고친 지도자는 별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안 목사의 글을 대통령이 읽고 공유한 것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 목사는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모든 고통의 근본 원인을 교회 안에서 찾았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먼저 그 잘못을 회개하자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그 글을 공유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그 뜻에 공감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통령도 속으로 일정 부분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는 말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까? 그 생명의 말씀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쓰고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 5:8) 우리가 이것저것 다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정작 하나님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만드는 것들을 다 깨끗이 씻어 버려야 합니다.
  
   또한 무엇이든지 너무 멀어도 잘 볼 수 없지만 너무 가까워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보지 못하면 결코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거리를 두는 것이 올바른 관계를 맺는 일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라는 사실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물론 사람들이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예배의 대상이 바뀌기 쉽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놓칠지라도 예배의 대상이 되신 하나님을 놓쳐서는 결코 아니 된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 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행 8:1) 교회는 모이는 교회로 시작했지만 그 후에는 반드시 흩어지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여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만약 우리가 흩어지지 않을 것 같으면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주님은 강권적으로 역사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경기고 62회 신우회원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 이제 우리는 잠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피차 뜨겁게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낙심하고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의 선하고 거룩한 삶을 보여 줌으로서 희망의 소식을 전하는 복되고 충성스러운 주님의 참 제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