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기도하시는 예수님
(2021년 3월 21일 경기고 62회 신우회 월례예배)
본  문: 마가복음 14:32~40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나면 자포자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LH 직원들의 토지 투기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바로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젊은 연예인들 중에도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견디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여러 번 있지 않았습니까?

   예수님께서도 공생애 삼 년 동안 많은 고생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유대인 종교 지도자들의 핍박은 그래도 참을 만하셨을 것입니다. 많은 은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오해하는 무리들도 참을 만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 년 동안 예수님과 동고동락한 제자들이 스승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참 견디기 어려우셨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낙심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결코 포기하지도 않으셨습니다. 대신 예수님은 엎드려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전에도 제자들과 함께 감람산에서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배신한 제자 가룟 유다가 무장한 사람들을 데리고 겟세마네 동산에 찾아온 것도 예수님이 전에 거기서 종종 기도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소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에 기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도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합니다. 영성이란 거룩한 습관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다니엘이 삼십 일 동안 다리오 왕 외에는 그 어떤 신이나 사람에게 기도하면 아니 된다는 왕의 조서가 내려진 줄 알면서도 기도한 이유는 전부터 그렇게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서 6장 10절 말씀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

   예수님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에게 깨어 있으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잠을 자지 말고 망을 보라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옆에서 도우라는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기도를 부탁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린도후서 1장 11절 말씀입니다. “너희도 우리를 위하여 간구함으로 도우라.” 어려운 시험을 이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깨어서 함께 기도하는 기도의 동역자라는 사실을 오늘 우리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깨어 기도해야 하는 이유는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 시험을 이기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광야로 가셔서 사십 일 동안 기도하셨는데 그 때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그 때 그 시험을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오직 기도였습니다. 예수님도 십자가의 쓴 잔이 지나가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간절히 기도하시는 가운데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로 결단하셨습니다.

   그러나 깨어 기도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마음에는 원이지만 육신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육신이 약하다는 것은 생각대로 몸이 따라 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기도하고 싶어도 형편이 여의치 않아서 기도할 수 없다고 변명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 강한 의지를 갖고 기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 때가 자기에게서 지나가기를 구하셨습니다. 시련이 닥치면 누구나 그 때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냥 시간이 지나가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려서는 아니 됩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구해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 때문에 우리의 일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서 이 사태가 지나가기를 바라지만 그렇게만 기도해서는 아니 됩니다. 이 사태가 가리키고 있는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합니다. 때문에 예수님의 기도는 오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내 뜻을 이루어달라고 떼를 쓰는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나의 소원은 접고 하나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순종하는 자기 부인의 기도였습니다. 제자들에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은 솔선수범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주기도문에서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체포되실 때 한 제자가 칼로 대제사장의 종을 쳐서 그 귀를 떨어뜨리자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구하여 지금 열두 군단 더 되는 천사를 보내시게 할 수 없는 줄로 아느냐 내가 만일 그렇게 하면 이런 일이 있으리라 한 성경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하시더라.”(마 26:53~54) 영화의 한 장면 같이 하늘의 천군 천사가 나타나서 로마 군사들을 무찌르고 극적으로 예수님과 제자들을 구해낸다면 얼마나 멋지겠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그것을 거부하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는 것이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신우회원 여러분! 예수님은 간절히 기도하셨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코로나 사태의 종식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지만 상황은 별로 좋아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가 괜히 헛수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우리가 간절히 기도할 것 같으면 놀랍게도 하늘 아버지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 때 비로소 우리는 코로나 사태보다 더 무거운 십자가도 얼마든지 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통하여 그 생명의 길을 밝히 보여 주신 주님을 끝까지 따라가는 주님의 참 제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