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2022년 9월 18일 경기고 62회 신우회 월례 예배)
본  문 : 야고보서 1:19~25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입니까? 여러 가지 대답이 있을 수 있지만 간단히 말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지만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 아닙니까? 그렇다면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이 지시하는 대로 실천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매우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말입니다. 일찍이 예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 자기를 부인할 수 있습니까?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있습니까? 거의 불가능한 요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거리가 먼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도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영적으로는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말씀과 삶의 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야고보서 기자가 바로 그 점을 지적합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약 1:22) 말씀을 듣기만 하는 사람은 그 말씀과 상관없이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있어서 말씀은 일종의 종교적인 지식에 불과합니다.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습관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면서도 삶의 변화는 찾아보기 힘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모인 교회는 안타깝게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야고보서 기자는 말씀을 행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서 자신을 속이는 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야고보서 기자는 말씀과 삶이 분리된 사람들의 문제점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누구든지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면 그는 거울로 자기의 생긴 얼굴을 보는 사람과 같아서 제 자신을 보고 가서 그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곧 잊어버리거니와”(약 1:23~24) 그 당시 거울은 청동을 갈아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얼굴의 세밀한 부분은 볼 수 없습니다. 그런 거울에 얼굴을 한 번 비쳐 본다고 해서 그 얼굴 모습이 선명하게 각인되지 않습니다. 거울로 본 자기 얼굴을 금새 잊어버리게 마련입니다. 말씀을 들을 때는 그 말씀을 기억할 것 같지만 삶의 현장에 나가면 전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도 초대 교회 성도들의 삶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말씀과 예배가 현실의 삶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그렇습니다! 말씀과 삶의 불일치라는 문제는 참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좀 극단적인 말 같지만 세속의 삶을 포기하고 수도원 같은 데로 들어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는 있습니다. 또 다른 해결책은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시한부 판정이라도 받게 되면 정신이 번쩍 들어 말씀에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운명은 사람들이 거의 반사적으로 기피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것도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말씀을 듣고 곧 잊어버리는 삶을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다면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자신을 속이는 방식으로 살면서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믿음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이 최선의 문제 해결 방안일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세례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누가 뭐래도 그 핵심은 십자가 죽음과 부활 생명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이미 죽었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때문에 우리의 모든 것이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발생한 부활 생명을 약속으로 받았다고 믿는다면 더 이상 말씀을 건성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말씀이 우리의 삶에서 구현되는 일에 전력투구하게 마련 아니겠습니까?

   “자유롭게 하는 온전한 율법을 들여다보고 있는 자는 듣고 잊어버리는 자가 아니요 실천하는 자니 이 사람은 그 행하는 일에 복을 받으리라.”(약 1:25) 야고보서 기자는 듣고 잊어버리는 자가 아니라 실천하는 자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말씀이 율법이라는 단어로 대체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이 두 단어를 구분하지 않고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가 여기서 말하는 율법이란 당연히 복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유의 율법을 추구하는 사람이야말로 그 실천을 통해서 복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물론 여기서 복을 받는다는 말은 세상의 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부자가 된다거나 출세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에 관해서 일찍이 예수님도 강조하셨습니다. 마태복음 5장 19절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여기서 계명이란 야고보서 기자가 강조한 자유의 율법입니다. 

   사랑하는 경기고 62회 신우회원 여러분! 그리고 함께 예배드리는 가족 여러분! 우리가 아무리 말씀을 듣고 실천하려고 해도 완전할 수는 없습니다. 그 누구도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서 있었던 그 사건이 뚜렷한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주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고 기도하는 가운데 약속하신 성령 충만함을 받고 그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주님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참으로 복된 주님의 참 제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