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하나님과 화목하라!

(2023년 3월 19일 경기고 62회 신우회 월례 예배)

본  문: 고린도후서 5:17~21

   사도 바울은 오늘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매우 중요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시켜서 하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그 일이란 바로 하나님과 우리 인간을 화목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야말로 오고 오는 세대 속의 교회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님이 과연 누구이신지 우리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말은 우리 인간이 하나님과 적대적인 관계라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은 처음부터 말씀에 불순종했습니다. 택한 백성 이스라엘의 역사도 불순종의 역사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급기야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임으로 하나님과 적대적인 관계에 빠져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진짜 문제는 하나님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우리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여간 우리 인간은 구원과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습니다. 구원이라는 말이 너무 추상적이면 행복이라는 말로 바꾸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뭔가 원하던 것을 갖게 되는 순간 또 다른 것을 원하게 되지 않습니까? 결국 우리는 완전한 행복을 누릴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앞에서 행복이라는 말로 바꿔서 생각한 구원은 우리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과의 적대적인 관계 때문에 찾아온 죽음을 우리가 극복하려면 당연히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때문에 사도 바울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화목하라!”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말은 이 세상 기준과 전혀 다른 기준에서 살아가라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 땅의 기준들은 이미 하나님과 극히 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제부터는 어떤 사람도 육신을 따라 알지 아니하노라 비록 우리가 그리스도도 육신을 따라 알았으나 이제부터는 그같이 알지 아니하노라.”(고후 5:16) 여기서 핵심적인 말은 육신을 따른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모든 판단 기준을 세속적인 기준에 두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사도 바울은 더 나아가서 예수 그리스도를 세속적인 기준으로 이해하지 않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초대 교회 안에 예수님을 세속적인 판단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예수님에 대한 지식 자체가 믿음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예수님은 이 세상에 전혀 새로운 생명을 불러일으키셨습니다. 때문에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비록 우리의 삶이 이 세상이라는 한계 안에 있지만 예수님을 믿으면 낡은 것이 물러가고 새 것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가 아니라 예수님에게서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예수님에게서 결정적으로 새로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로 그 사실을 믿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새로운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죽은 자로부터의 부활입니다. 이 부활 사건만이 결정적으로 새로운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부활 사건은 십자가 사건의 완전한 극복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제사장들과 총독 빌라도는 세속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는 전형적인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여기까지 본다면 세속적인 기준의 승리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죽은 자로부터 살려내심으로 낡은 질서에 의해서 작동되는 세상에 새 것을 개입시키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이 세상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기존 질서에 의하면 예수님은 무덤 속에 잠잠히 들어앉아 있어야만 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다가 막강한 세력 앞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이 세계의 역사는 대개 이렇게 정리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그 방식이 깨졌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이 사건이 이해되지 않았고 믿어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차츰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 부활의 빛 아래서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과 사건들이 명백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기준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바로 초대교회 성도들입니다. 이런 일들이 어떻게 일어났습니까? 예수님에게서 일어난 부활 사건을 믿음으로써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분명히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후 5:19) 

   사랑하는 경기고 62회 신우회원 여러분! 그리고 함께 예배드리는 가족 여러분! 우리는 낡은 것, 세속적인 기준이 아니라 새 것, 하나님의 기준에서 살아가기로 결단한 사람들입니다. 이제 이것이 단지 말로서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삶의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되도록 우리는 노력해야 합니다. 십자가를 지고 죽으셨지만 사흘 만에 부활하신 주님을 믿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 것 같으면 성령께서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으로 살아가도록 우리를 도우실 것입니다. 그 주님의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늘 넘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