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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
여유회 여유로이 여행을 즐기는 동기들의 모임  
일시 : 매월 또는 격월 국내 여행   연락처 : 이 준 호 ☎010-379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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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유회(旅遊會) 창립대회
작성일 : 아근철 / 작성일 : 2014-10-24 / 조회수 : 1977
파일첨부 : image.jpg

여유회(旅遊會) 창립대회
 
일자 : 2014년 10월 18일(토) ~ 19일(일) 1박2일
장소 : 금강산 콘도 (강원도 고성군 소재) 외
참가자 : 문재곤, 박기영, 오원탁, 이근철, 이상철, 이준호, 최은식 ( 총 7명)
 
 
[제1일차 10월 18일]
 
금년 초에 여유회가 발족되었으나 실제 창립행사를 오늘 갖기로 하다.
오전 9시 지하철 3호선 도곡역 3번 출구 앞에 모이다. 상철의 사위가 제공한 ‘혼다 오딧세이’ 7인 승용차 핸들을 준호가 잡고 있다.
 
88올림픽 대로를 시원하게 달렸나 싶었는데 강일 IC를 지나 춘천 고속도로로 접어들자 차가 막히다.
 
주말을 이용해 단풍관광 여행을 즐기려는 손님들을 태운 버스와 승용차가 몰려 정체상태다.
준호가 ‘내 이럴 줄 알고 더 빨리 모이자고 했잖아!“ 한마디 하다.
 
한편 총무를 맡은 근철은 차내에서 회비를 걷다.
 
강촌 IC를 지나 동홍천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니 주행속도가 빨라져 속이 다 시원하다.
이제는 확장된 44번 국도를 타고 영동쪽으로 달리기만 하면 된다.
 
11시반경 철정리를 지나 인제군 초입의 신남근처 왼쪽 언덕배기에 ‘동갈보대 휴게소’라 쓰인 간판이 눈길을 끌다.
 
휴게소 이름이 좀 이상했으나 원래의 뜻은 동갈나무(갈참나무)와 보데기(나무)(소나무)의 합성어로 옛날 이곳이 그 나무들로 무성한 골짜기였다고 하다.
 
근처 휴게소에서 잠시 쉰 뒤 남전약수 근처에서 우회전하여 원대리 계곡으로 향하다.
 
10시 20분경 산 중턱에 하얀 자작나무숲이 보이는데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주차장에 가득이다.
이곳이 최근 복잡한 세상사에 지쳐 산책을 하며 힐링을 할 수 있다는 숲이라고 하다.
 
여기서 맹숙영 시인의 시 ‘자작나무 숲’ 한 수 읊고 가자.
 
 
그 숲엔 은빛 강 흐르고
맑고 투명하여
온 겨울 내
눈이 시리다
 
하얗게 벗은 나목위로
차가운 달빛
투명하나 순백의 향기
영혼을 감싼다.
 
 
잠시 후 계곡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아늑한 분지지구가 나타나는데 새로 조성한 농촌주택들이 눈에 뜨이다. 준호가 이곳에 관심을 가져 몇 주 전 어느 동기와 답사를 했다고 하니 상철이도 이곳저곳을 유심히 둘러보다.
 
내린천 쪽으로 내려가니 여름철 한창이었을 래프팅 장소가 있으나 지금은 물이 적다.
피아시 계곡, 내린천 계곡을 지나 인제 한강유원지로 빠져나와 44번 국도에 합류하다.
 
한계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용대리의 백담 황태식당에 들어가 황태정식과 찜으로 점심식사를 맛나게 하고 나오다.
 
비어 있는 황태덕장이 여기저기 보이는 46번 도로로 접어들어 진부령 고개를 넘어가다.
 
낮은 계곡 쪽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들어 눈길을 끌다.
간성읍을 지나 7번 국도와 합류, 북쪽으로 향해 3시경 거진항 근처의 금강산 콘도에 도착하다.
 
2층 방에 들어서니 퀴퀴한 냄새가 조금 거슬리긴 하나, 방이 넓고 무엇보다도 드넓은 동해바다가 한눈에 보여 좋다.
 
미국에서 온 기영이가 통일전망대를 가고 싶다고 해 수속을 밟은 후 민통선을 지나 명파리 마을을 지나 통일 전망대에 도착하다.
 
2층 전망대에 올라 북쪽으로 향한 거치식 망원경으로 보니 DMZ너머 해금강과 금강산 일부 모습이 잡혀 감회가 새로워지다.
 
개성이 고향인 은식은 그 곳 매장에서 북한소주인 오발(까마귀 오, 터럭 발)주 2병을 사다.
인근의 ‘DMZ 박물관’도 둘러보았는데, 1951년 전사한 모 장교가 유서로 써놓은 ‘귀여운 자식 놈들을 위하여 우리는 거름이 됩시다.’ 라는 글 앞에서 그만 눈시울이 뜨거워지다.
 
17시경 건봉산(해발 910m) 아래 자리를 잡은 건봉사에 들르다.
 
예전에는 금강산과 설악산 일대 사찰을 다 관장 하였다고 하는데 6.25 전생 중에 다 소실되었지만 92년 일부만 중건되어 공개되고 있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치아사리) 일부가 모셔져 있는데 적멸보궁에 안치하기 전 방문객들을 위한 친견행사로 대웅전 옆의 특별건물에 모셔져 있다.
 
전국적으로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은 5개소밖에 없다.
 
절에서 나온 후 화진포 해변의 백사장을 거닐며 태백산맥 쪽으로 해가 떨어지는 광경을 감상한 후 콘도로 귀환하다.
 
19시경 거진 포구에 있는 ‘해뜨는 마을’ 횟집에 들어가 모듬회를 시키고 준호가 가져온 고급 보드카와 소주를 들며 환담을 나누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기영이가 미국의 ‘쓰죽회’ 모임을 소개하다.
 
‘노년이 되어 자식들에게 시달리며 남은 재산을 넘겨주지 않는 대신 종교단체, 교육기관과 병원 등에 도네이션(기부)하거나, 자신들의 여행과 식도락 등에 다 쓰고 죽자라는 것’이라 하여 모두 요절복통하면서도 한편 공감을 이루니 상철이가 여유회의 ‘지향이념’ 으로 삼자고 하며 저녁식사를 쏘다.
 
숙소로 돌아오니 동해의 밤도 칠흑같이 어두운데 해변가로 나온 젊은 청춘들과 어린이들이 폭죽을 쏘아 올리며 밤바다를 밝히면서 나름대로 즐기고 있다.
 
우리는 지하 노래방으로 가서 우리식대로 애창곡을 부르며 즐기다가 취침에 들다.
 
 
[제2일차 10월 19일]
 
새벽에 일찍 일어난 몇 친구들은 수평선상에 떠오르는 아침 해를 찍는다고 부산을 떨고 또 몇은 지하의 사우나에 가서 목욕을 하다.
 
다시 대진포구에 있는 식당 ‘실비집’에 들어가 아침식사로 물메기탕과 도루묵찌개를 시키다.
 
아침 해장용으로 시원한 탕과 짭쪼름하며 알이 터지는 맛이 조화되어 소주 한 병을 시키는데 주인장이 커다란 홍게 한 마리를 서비스로 주니 그 맛과 주인의 멋이 어우러져 잊지 못 할 장이 되다.
 
동해바다는 갯벌로 덮여 좀 지저분한 서해와는 달리 맑고 끼끗하고 모래사장도 깔끔하다.
짙푸른 동해바다와 드넓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마음속의 찌꺼기를 다 풀어 흘려보내다.
 
11시경 체크아웃하고 속초쪽으로 내려가다. 송지호, 청간정을 지나 속초시 노학동에 있는 ‘이목리 막국수’ 집에 도착하다.
 
주차장이 세 곳이나 있는 걸 보니 꽤나 유명한 집인 모양이다.
준호가 소개한 곳인데 상철이가 “야, 너는 왜 그리 아는게 많냐?” 하며 모두 배꼽을 잡게 하다.
 
그곳에서 수육, 김치전, 흑두부, 막국수를 시켜 동동주와 함께 점심식사를 가름하다.
 
미시령 터널대신 옛길을 택해 중산간도로의 전망대에서 우람한 울산바위를 조망하며 기념사진을 찍다.
 
귀경길은 역시 단풍관광객들로 인해 정체, 지체를 반복하다가 경춘 고속도로의 서종 톨게이트에 와서야 겨우 숨통이 트이다.
 
20시경이 되어서야 서울 삼성동의 ‘흑돈가’에 도착하여 삼겹살구이와 김치찌개로 해단식을 겸한 저녁식사를 한 후 후일을 기약하며 헤어지다.
 

최은식(61.74.95.140) 2014-10-25 11:33:46

旅遊會는 잘못하다간 놀러나 다니는 한량들의 모임으로 오해 살 수도 있으니 한자어를 餘有會로 바꾸심이 어떠하실지? 노년의 특권 가운데 청년이 가질 수 없는 것이 餘有라는데... 쓸데없는 걱정 근심 다 내려놓고 여유로이 떠나는 여행모임.
이번 여행에선 특히 34년 미국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나 세 달 계획으로 국내여행을 다니고 있는 박기영 동기의 참여로 여행의 재미가 더했는데, 그가 말하는 '다 쓰다 죽자는 쓰죽회 얘기'가 우습기도 하고 한편 씁쓸하기도 하더라. 노년에 서로 마음과 돈을 쓰며 살자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餘有會가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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